옷 벗겨진 모습으로 발견, 부패 심해
자살한 용의자 車 세워둔 곳 250m 부근
‘아빠 친구’가 성폭행 한 후 살해 정황
산세 험악해 공범가능성 … 정밀감식 계획
강진에서 실종된 성전고 여고생(16, 고1)이 아르바이트를 하고자 아빠 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섰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되었지만 체격 등을 살펴볼 때 성전고 여고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종된 지 8일만이었다.
강진경찰서는 24일 “오후 3시 쯤에 도암면 지석리 매봉산 정상(해발 250m) 뒤편에서 성전고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여고생은 알몸 상태였고, 주검 주변에는 입술을 바르는 연고 한 점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는데, 휴대전화나 옷가지, 흉기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신은 그대로 버려진 상태여서 일부러 풀이나 나뭇가지로 덮여 있지 않았다. 여고생은 실종 당시 검은색 반팔 상의를 입었고 아랫도리는 청바지에 흰색 운동화를 신은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16일 유력한 용의자인 김모씨가 자신의 차량을 세워둔 곳에서 직선거리로 약 250m 떨어진 곳이었다. 또한 마을의 동쪽에 있는 매봉산 정상에서도 50m 가량 떨어진 곳이었는데, 매우 경사가 지기 때문에 70~80도 달할 정도였다. 김모씨(51)씨는 16일 오후 2시부터 4시 반까지 인적이 드문 농로에 차량을 세워두었고, 이 때 여고생의 전원도 꺼진 상태였는데, 기지국에서는 마지막 신호가 포착된 김모씨의 차량이 서 있던 장소에서는 약 700m 떨어진 곳이었다. 따라서 경찰은 김모씨가 여고생을 살해한 뒤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용의자 김씨는 도암면 지석리 출신으로 20세에 강진읍으로 이사가 덤프트럭을 운행했고, 보신탕 식당을 부인과 함께 3년가량 운영했다. 그러나 최근 집과 농장을 매매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이 워낙 높은 곳이어서 하루 평균 800여 명을 투입해 수색했으나 쉽게 발견하지 못하다가 서울청 소속 경찰견 마리노이즈가 냄새를 맡아 발견했다. 경찰은 24일 군견 2마리, 채취견 8마리를 투입해 매봉산 일대를 수색했고, 사람 냄새를 맡도록 전문적으로 훈련된 경찰견이 발견한 것이다. 개의 후각 세포는 인간의 44배로 냄새 식별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용의자 김모씨는 미리 범행을 계획하고 16일 오후 1시 50분 여고생을 만났을 때 휴대전화를 끈 정황이 나타났다.
강진의 한 주민은 “강진에서 이와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지다 보니 외지에서 세 차례나 전화를 받았다”며 “지역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하기 위해 목포로 옮기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공범 관계가 있는지의 여부를 계속해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여고생의 몸에서 DNA를 채취해 여러 정황들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 9일간의 수사
전국 언론매체 매일 보도 및 방영, 전 국민 관심사
경찰병력 동원 여고생 찾기 위해 비상, ‘대체 어디에 있나?’
알바 주선한 아빠 친구가 용의자, 그러나 용의자는 목을 매 자살
강진 여고생 사건으로 전국의 모든 언론매체가 연일 보도에 열을 올렸었다. 이로 인해 강진의 이미지는 먹칠이 되고 있고, 사건이 빨리 종식되지 않는다면 그 폐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 자명했다. 최근 마량 살인사건, 가우도 살인사건과 연결돼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은 군민들에게 큰 충격을 준 일이었다.
강진군에 따르면 사건의 주인공은 이세희(16세) 양으로 강진 성전고 1학년이며 성전면 신시에서 살고 있다. 아버지는 이 모씨이고, 어머니는 권 모씨로 1남 1녀 중에 속한다. 그런데 바로 이세희 양이 지난 6월 15일 오후 3시 34분 그녀의 친구에게 SNS 메시지를 남겼는데, 그 내용은 “내일 아르바이트를 간다”며 “SNS를 잘 보라”는 것이었다. 또한 이세희 양은 16일 실종되기 1주일 전에도 그녀의 친구에게 “학교 앞에서 아빠 친구분을 우연히 만났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기로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실종 되던 16일 “아빠 친구분이 알바 소개한 것을 주변에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무슨 일이 생기면 신고해 달라”고까지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 양의 핸드폰 전원이 꺼진 것은 16일 오후 4시 24분경으로 도암면 지석리 598-5 지점이다. 당일 오후 2시께 성전면 집을 나선 그녀가 2시간 반 정도 후 핸드폰의 전원이 꺼진 것이다.
경찰은 이 양이 남긴 메시지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소개하겠다고 했던 아빠 친구 김모씨(66년생)를 알게 되었는데, 그러나 김모씨는 17일 군동면 내동마을 건너편 철도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의 자진으로 인해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되었지만 경찰은 아르바이트를 제안한 김모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수사를 전개했다.
▲유력한 용의자가 된 아빠친구 김모씨
경찰은 이 양의 문자 메시지에서 아빠 친구인 김모씨를 언급한 것으로 보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고, 김모씨는 강진읍에서 시골보양탕 식당을 운영하며 이양의 아버지와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6일 이 양이 실종되던 날, 김모씨는 오후 1시 50분 시골보양탕 식당을 나섰고, 2시에는 이 양이 살던 집 인근에 차를 주차한 것으로 방범용 CCTV에 밝혀졌다. 그리고 이 양이 살던 마을을 출발한 김모씨 차량은 오후 2시 16분 서쪽으로 20km를 달려 도암면의 한 마을에 도착했는데, 이 마을은 김모씨가 스무 살 때까지 살았던 지석리였다. 그런데 김모씨는 이곳에서 잠시 머무르다 20m 높이의 뒷산 중턱 삼거리에서 멈췄다. 김모씨가 멈춘 곳은 폭이 좁은 농로가 이어진 곳이었고, 근처에는 인가가 없는 한적한 곳이었으며, 100m 떨어진 곳에는 김모씨 부모의 묘소가 있는 곳이었다. 이렇듯 한적한 곳에 차량이 있는 것을 목격한 마을 주민은 3시 15분 경 차량의 내부를 보려고 했으나 짙은 선팅으로 인해 내부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차량의 번호를 적어놓았다.
김모씨의 차량은 2시간 반 가량 머문 다음 오후 4시 48분께 도암면의 빠져나온 후 이상한 행적을 보였다. 차량이 빠져나오기 직전인 4시 24분경 이 양의 휴대폰 전원이 꺼졌고, 김모씨는 군동면 내동마을 집에 도착한 후 오후 5시 50분경 이상하게도 옷가지를 태우고 갑자기 차량을 세차했다. 이 같은 모습은 모두 CCTV에 찍혔는데, 마치 증거를 인멸하려는 것 같았다.
▲실종된 여고생은 어디에
16일 오후 11시 8분경 이 양의 어머니는 밤늦게까지 귀가하지 않은 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끝에 김모씨의 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이 양의 어머니가 초인종을 누르자 김모씨는 가족들에게 불을 켜지 말라고 한 후 황급히 뒷문으로 빠져나갔고, 이튿날 17일 오전 6시 17분경 김모씨는 자신의 집에서 약 1.5km 떨어진 공사장에서 목을 매 자살한 모습이 발견되었다.
이 양의 실종이 9일째가 되면서까지 경찰은 뚜렷한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어 무수한 추측만이 난무했다. 도대체 이 양은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알 수가 없는 상태였다. 실종을 가장한 가출일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지만 여러 정황을 살펴볼 때 실종 당일 날 김모씨의 행적이 수상하고, 또 자진한 것으로 보아 김모씨에게 가능성과 무게를 두었다. 특히 이 양은 실종 하루 전에 친구에게 내일 알바를 가게 되었다며 위험하면 신고해 달라는 위험신호 메시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양과 김모씨는 개인적으로 평소 전화를 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혀졌다. 이 양의 어머니는 17일 오전 0시 57분에 112종합상황실에 실종신고를 했는데, 경찰은 김모씨가 자신에 대해 수사망이 좁혀오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자진을 한 게 아닌가 보고 여러 각도로 확인을 하였고, 이날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 1시 15분 김모씨의 자택을 수색했던 것이다.
▲강도 있는 수색작업 진행
실종된 이 양을 찾기 위해 매일 경찰에서는 대대적인 수사작업을 진행되었다. 그러나 단서가 전혀 없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모씨의 차량에서 획득한 머리카락과 지문, 집에서 획득한 소각물 흔적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를 했다. 그러나 감식 결과 김모씨의 차량에서 이 양의 머리카락 등이 발견되지 않았고, 김모씨의 시신에서도 상처 등을 통한 저항흔적이 나오지 않은 것을 중시했다. 따라서 도암면 지석리에서 김모씨와 이 양이 자발적으로 야산에 내렸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내렸다기보다는 이 양이 약물을 투입한 후 몸을 스스로 가눌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그런데 경찰에서는 도암면 지석리와 군동면 내동에 있는 자택과의 거리는 짧은 거리이지만 그 중간지점이 도암면 계라삼거리였다. 김모씨는 옛 도로를 이용한 까닭으로 CCTV엔 나타나지 않았지만 청자골휴게소에서 구간을 통과한 것이 나타나 있는 점, 김모씨가 귀가했다가 금사리저수지를 16일 밤 9시부터 10분간 머물렀다는 점을 중시하고 두 지점을 샅샅이 수색하였다.
그런데 용의자가 된 김모씨는 사건 당일 이 양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 양을 직접 만난 장면이 어디에도 없다는 점, 차량의 블랙박스를 끄고 다녔다는 점, 옛 도로를 이용했다는 점 등을 볼 때 경찰에서는 치밀하고 용의주도하며 지능적인 사람으로 판단하였다. 16일이 토요일이기 때문에 예약손님도 많은 날인데도 이 양을 만나는 날 종일 휴대폰을 가게에 놔둔 것은 동선을 철저히 감췄다는 점에서 의문으로 남았다.
게다가 실종된 이 양과는 6개월간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단 한 번도 주고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서를 제공할 만한 털끝만큼도 남겨놓지 않았다. 철저히 두 사람의 관계를 숨겼다는 정황이다.
전남지방 경찰청은 14개 중대의 전담반은 물론 감식반 등 경찰력을 동원하였고,119특수구조대 5명과 의용소방대 및 주민, 그리고 헬기·드론 등을 동원해 도암면 야산 일대와 인근 저수지 등을 수중까지 수색작업을 벌였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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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실종사건 일지
6월 15일 강진 여고생 이 양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위험할 수 있어 메시지 를 잘 보고 있어라’는 메시지 친구에게 보냄
6월 16일 오후 2시 이 양이 친구에게 메시지 전송 ‘평소 알고 지내던 아버지 친구가 소개해 주는 아르바이트 나간다“ 메시지 보냄
6월 16일 오후 4시 24분 도암면 한 야산에서 이 양의 휴대폰 전원이 꺼짐
6월 16일 오후 5시 50분 김모씨 군동면 자택에 돌아온 후 옷가지를 소각하 고 차량을 세차함
6월 16일 오후 9시 20분 김모씨가 차량을 몰고 금사저수지로 이동 포착
6월 16일 오후 11시 이 양의 부모가 자택으로 찾아오자 집안의 불을 끄라고 한 후 뒷문으로 도주
6월 17일 오전 12시 30분 이 양의 부모가 경찰에 실종신고
6월 17일 오전 6시 17분 김모씨가 자택에서 1km 떨어진 철도 공사장에서 목을 맨 채 발견
6월 17~ 23일 경찰, 헬기, 드론, 채취견 동원해 수색작업, 수색인력 확대해 대대적인 수색
6월 24일 오후 2시 53분 도암면 지석리 매봉산 정상부근에서 이 양 시신 발견
강진군 대책상황실 운영
6월 16일 발생한 관내 여고생 실종사건과 관련하여 강진군은 대책상황실 운영했다. 사건에 신속 대응하고자 경찰서, 소방서 등과 유기적인 협력 지원체계를 구축하고자 대책상황실을 운영한 강진군은, 18일부터 부군수를 총괄반장으로 4개 반 총 16명(1일)으로 구성했다.
17일에는 빵과 우유, 이동실 화장실 설치하였고 18일에는 빵, 음료수, 물, 낫 등을 잔달했으며 18일에도 빵, 음료, 생수, 비옷, 예취기 투입, 의료지원 등을 실시했다. 이와 같은 지원은 강진군의 기관단체에서도 호응을 해왔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