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목민심서는 조선 후기 사회경제사의 거울” 평가
다산 정약용의 유배 마지막 해인 1818년 완성한 ‘목민심서’ 집필 200주년을 맞아 국내 유일의 완역판이 전면 개정해 출간됐다. 실로 1978년 1권 출간 이후 40년 만이다.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해외순방길 비행기 안에서 <목민심서>를 찾았다는 일화가 있는데, 이는 신군부를 통해 탄생된 정권에서도 <목민심서>를 찾았을 만큼 정치의 산거울의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목민심서>는 전두환 정권하에서 몰래 번역작업이 진행되었고, 또한 참여했던 6명의 학자가 모두 해직을 당한 교수였다.
올해는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집필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로서 강진에서도 국회회관에서 <목민심서> 발간 200주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다산이 해배되던 해였던 1818년 48권 16책에 이르는 방대한 이 책을 완성한 해이고, 1978년 <역주 목민심서> 1권이 나온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1985년 첫 완역본 6권을 냈던 다산연구회 학자들은 몇 해 전에 다시 모여 옛 번역을 바로잡고 문장을 현대적으로 고쳐 총 7권으로 늘린 <역주 목민심서>(창작과 비평사) 전명 개정판을 냈다. 개정판은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교열과 편집 책임을 맡았는데, 2015년 작업을 착수한 이래 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다산 선생이야말로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인 학자이다”며 “그 이유는 비슷한 시기인 프랑스의 다드로 등 백과전서파 계몽주의자들처럼 온갖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심오한 깊이를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개정판 교열작업을 한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목민심서는 동양의 위대한 고전인데, 일종의 지방행정 지침서이지만 그 분량이 방대하고 백성을 대하는 지방관의 도덕적 자세를 특히 강조한 책이다”고 말하고 “중국이나 국내에 비슷한 목민심서가 수십 종에 이르지만 사실상 목민심서만큼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차원에서 개혁적인 내용을 담은 책은 드물다고 강조했다.
“목민심서의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는 어진 정치와 백성을 사랑하는 것이며, 읽다 보면 백성을 정치의 본위에 두는 민주주의적 생각이 엿보인다”
임 교수는 또 이렇게 목민심서를 소개하면서 “그래서 우리는 75년부터 10년간 유신말기에서 전두환 정권의 시기에 걸쳐 목민심서 번역작업을 민주화운동의 일환으로 생각하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출판사 창작과 비평사는 1978년 1권을 내고 1985년에야 비로소 6권으로 완간했다. 다산학의 정통한 각계 전문가의 학술 모임인 다산연구회 16인이 참여해 번역하고 주석을 뽑아 낸 것인데, 당시 한문학의 태두로 일컬어지는 벽사 이우성 선생을 필두로 진행됐다. 연구회원 가운데 7명은 고인이 됐고 송 교수를 비롯한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이만열 국사편찬위원장 임형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9명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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