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초년 시절 때를 회상하니
그때는 좋은 일이 없어도
마음이 기뻐 흐뭇했었고
스스로 만족하고 즐거웠었다.
날개 펴고 멀리 날고자 하는
푸른 꿈도 많았는데
이제 세월의 늪에 빠져
웅장했던 꿈마저 사라진다.
젊은 시절 즐거움을
되찾고 싶은 생각 없으나
늙음이 가속화되는 듯하여
더욱 두려움이 어둠처럼 덮쳐든다.
다행히 중년에 들어
시(詩)라는 고상한 친구를 사귀어
수시 때때 만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만년이 행복 하는가.
전에 어른들이 잔소리 하면
귀를 막고 안 듣고자 했거늘
어느새 내 나이 고희를 지나니
잔소리가 백발과 함께 늘어간다.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은 마치
달려가는 말을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아
인생이 덧없고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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