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령 구월
김남현
구월의 조석(朝夕) 바람이
그냥 바람이 아니다
가을이 오는 신선한 소슬바람이다.
그 뜨겁던 삼복 여름도
지루했던 긴 장마도 지나고
서늘한 기운에 가을색이 완연하다.
코스모스가 꽃길을 만들고
높푸른 하늘이
우울했던 어두운 마음을 지워버린다.
구월의 따가운 햇살과 청풍에
걸맞은 가을 향에
푸르던 들판이 노랗게 물들어간다.
오늘은 아침부터 종일
살갑게 토닥이며 비가 내린다.
가을비라선지 내리는 소리가 감미롭다.
올 가을에는 무슨 추억을 남길까
늦은 긴 나이에도
가을이 오는 감성에 쿵쿵쿵 마음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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