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북쪽의 진객 수 만 철새가
군무(群舞)향연 벌리는 곳
강물은 바다와 만나 한 없이 푸르고
마주보는 만덕 산이 강과 빗대니
청잣빛 하늘과 조화 이룬
무위자연 갈대 금빛 포말이 정겹다.
북에서 불어오는 소슬바람이
붓을 들어 언필칭 일필휘지
강진만 상징의 말을 쓰고 또 쓰누나.
꺼져있던 시심 불씨 되살아나
움직이는 일거일동
아름다운 속말을 남 몰래 받아 적네.
다만 해와 달이 쉼 없이 흘러
봄과 가을이 자꾸만 바뀌니
늙음이 한발 한발 다가와 안타깝구나.
내 모습 초췌한 들 무엇이 서러우랴만
계절이 다가기 전에
물새가 먼저 울까 두려울 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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