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구슬 이슬에 단풍이 시들매
나이 걸머진 늙음의 비애가
수시 때때 파도처럼 밀려오나니
덮쳐오는 쓸쓸함은
가을 흥취가 주는 즐거움 거의 없네.
이슬 내리고 하늘 높고 공기 맑아
벗들과 흡족하게 술을 마시나
문득문득 한탄이 가슴에 끓어
집에 돌아와도 착잡한 십정은
감흥(感興)이 되래 감상*(感傷)이 되네.
가끔은 마음 녹이려 뒷산에 올라
사색하며 바람 쏘일 때면
유랑하고 떠돌다 해 저물어
숲속의 제 집 둥지로 날아드는 새들
날개 죽지가 여간 부러울 따름이어라.
*감상(感傷) -
하찮은 일에도 쓸쓸하고 슬퍼져서
마음이 상함, 또는 그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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