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하나가 도암 율포 마을 압도하다

*묘지 치장 위해 600여평 산림훼손

*마을 앞동산 전체를 묘지 터로 조성

*툭 불거진 묘지 모양에 마을 전

체를 굽어보는 꼴

도암면 표장리 3반(율포마을)이 묘지 하나로 인해 마을 자체가 마치 묘지를 중심으로 모여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모든 집들이 묘지보다 낮기 때문에 툭 불거진 묘지를 쳐다보며 지내는 것은 물론 묘지를 위해 납작하게 엎드려 사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 묘지는 지난 5월 25일 경 오래 된 묘지의 주변을 모조리 파헤쳐서 600여 평을 묘지터로 조성했다. 이 과정에서 귀한 소나무도 여러 그루 잘라졌고, 참나무를 비롯한 잡목과 대나무가 제거되면서 600여 평은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바람에 금방이라도 산사태가 일어날 것만 같은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묘지가 인근 주거지에 가깝게 밀착되어 있는 탓에 흉물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게다가 하나의 묘를 치장하기 위해 둘레석은 물론 상석과 바닥에 돌을 깔아놓았는가 하면 특히 폭 2m의 계단을 시멘트로 발라놓아 호화로운 묘를 연상케 하고 있다. 이 묘의 후손은 제주특별자치도 추자면에 사는 박 모씨로 밝혀졌다. 박씨는 묘 주변으로 대나무가 가깝게 들어서는 바람에 포크레인과 엔진톱을 동원해 아예 싹쓸이하다시피 산림을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율포마을에 사는 주민 한 사람은 “선산을 가꾼다 해서 그런갑다 했는데, 마을 앞이어서 툭 불거지는 바람에 오갈 때마다 찝찝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자식들에게 항의를 받을 만큼 저런 묘 때문에 마을이 치명타를 입었다”며 “마을 앞을 지나가는 외지사람들도 다 지적하고 나선다”고 한탄스러워 했다.

한편 묘지 아래의 논주인 부부는 “그늘로 인해 논농사에 피해가 있어 나무와 대나무를 많이 잘라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진군 한상춘 산림녹지팀장은 “훼손된 소나무 등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임의벌채는 처벌을 받게 되었으므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