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총회에서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상대 후보를 비방한 농업협동조합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진만 부장판사)는 공공단체 등의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농협 조합장 A(63)씨의 항소심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모욕죄에 대해서도 1심에서 선고한 벌금 100만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A씨는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앞둔 2019년 2월 관내 113개 마을에서 영농회 총회를 개최해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2019년 1월 일부 조합원이 다니는 교회 예배에 참석해 5만원을 헌금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 3월 3일 자신의 집에서 조합원 3천700여명에게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19년 동안 고인 물을 깨끗하게 하라고 지지해주신 것 잊지 않고 정직하고 투명한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퇴임한 조합장이자 상대 후보를 모욕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영농회 총회를 개최해왔고 헌금 역시 위탁선거법상 '5만원 이내의 애경사 비'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문자메시지에는 자신의 다짐을 밝히기 위해 일반적인 격언을 사용했을 뿐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은 좌담회를 동시선거일 이후로 연기하라는 농협은행과 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에도 A씨가 총회를 개최하고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거나 상대 입후보 예정자를 비방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걸레라는 표현 역시 19년간 상임이사 및 조합장을 지낸 상대 후보를 지칭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적 언사라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이 다니던 교회가 아닌 조합원들이 있는 교회를 찾아 헌금해 기부 행위를 하고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며 "위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강진군 선관위로부터 구두 경고를 받고 위법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계속 마을 영농회 총회에 참석했다. 이러한 불법 선거운동이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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