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아침 산책길에서
김남현
실안개 가득한 아침 산책 길
이슬 맺힌 풀잎 위를 아슴아슴 밟나니
맑은 향 풍기는 심기 꽃이 피어나네.
밝아오는 여명에 따라
대지는 청 빛으로 물 드려지고
발끝 휘적거리니 풀 향기 감기누나.
하얀 옥빛이슬 입에 물고
초롱 은방울 굴린 소리를
손에건 염주마냥 하나 둘 헤아리매
쌓였던 상념 녹아들고
이슬을 싸서 꺾다 쉬엄쉬엄 쉬어가매
잿빛 하늘에 밝은 빛이 아롱지네.
말없이 펼쳐진 영상의 현실아래
오늘 하루도 숨 쉬고 있음이
얼마나 행운이며 고맙고 다행인지
삶에 대한 시간을 하얀 백지 위에
세월과 알 수 없는 세상 위해
무어라 적을 수 있을까 생각이 아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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