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 성전면에 위치한 무위사에서 지난 10월 1일 수륙대재 봉행이 시연됐다. 극락보전 앞마당에서 시연된 이번 행사는 무형유산 등재를 위한 수륙대재이며 올해로 5회째 열렸다. 이날 무위사 수륙대재는 오전9시부터 제1부 2부 3부로 이어지며 진행됐다.
1부는 오전 9시 타종을 시작으로 신중과 임금이 타신 가마를 도량으로 모시는 시련, 영가를 초대하는 대령, 영가를 청정케 하는 관욕, 괘불이운, 조전점안이운 등을 차례로 진행하며 시공간의 제약 없이 다섯 방위의 모든 중생이 동참할 수 있도록 수륙도량의 공간을 열어 시연됐다. 2부는 삼귀의, 반야심경, 무위사 주지 법오 스님의 인사말, 대흥사 조실 상월 보선 스님의 법어 순으로 법요식에 이어 대중을 위한 사찰음식 공양이 이어졌다. 3부에서는 송경, ‘금강경’ 독송, 상단 소청상위, 중단 소청중위, 하단 소청하위의 의식을 통해 각 단의 불보살님과 천신님, 유주무주고혼을 소청해 공양을 올리며 봉송, 회향을 끝으로 무위사 수륙대재가 원만하게 회향되는 의식으로 마쳤다.
수륙재는 정치적인 격변기에 억울하게 희생된 원혼을 국가적 차원에서 진무하기 위해 생성된 불교의례이다. 여기에는 내생(來生)을 받지 못하고 떠도는 수많은 원혼을 집단적으로 해원시키며, 동시에 신도들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희구가 담겨 있다. 무위사 수륙재의 역사성은 유형의 문화재와 무형의 기록으로 나타난다. 극락보전(국보 제13호) 건립은 세종대왕의 명으로 태조 이성계, 태조 이방원의 업적을 기리고 건국에 희생된 고려 왕실과 중신들의 넋을 위로하며 불보살님의 원력으로 국태민안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하였다. 무위사 아미타여래삼존벽화와 아미타여래삼존좌상에서 수륙재의 명맥이 드러나고 있다.
강진 무위사 수륙대재의 맥은 조선초기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특히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은 세종대왕의 명에 따라 수륙재를 봉행하기 위해 중창되어 죽은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불보살님의 원력으로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장소가 된 것이다. 또한 무위사 수륙재의 의식절차와 설행 역사를 알려주는 의례집과 경전들도 간행되었다. 대표적으로 조선 선조 연간에 발행된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와 ‘수륙무차평등재의찬요’, ‘천지명양수륙잡문’등이 있다. 무위사는 조선시대에 간행된 수륙재와 관련된 의례집을 연차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며, 그 가치를 조명하는 제2차 학술대회도 12월 3일 강진아트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무위사 수륙대재 의식절차가 기록된 의궤에 따라 수륙재를 복원할 계획이다.
무위사 주지 법오스님은 “수륙대재는 단순히 물이나 물에 떠도는 고혼을 천도하는 데만 목적을 두지 않고 하늘과 땅, 이승과 저승, 물과 뭍 등이 서로 소통하도록 대화합의 장을 만드는데 있다,”며 “부처님의 위력으로 세상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기 위해 국가 무형유상으로 등재되어 널리 확산하고 수륙재의 근본정신으로 상생하는 인연을 맺기 되기를 바란다.”말했다. (김한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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