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1597)당시 일본군은 경상도를 침범했던 임진왜란(1592)년 초창기와 다르게 조선 수군의 전력을 먼저 전멸시킨 이후(칠천량 해전) 보급로를 탄탄하기 위해 전라도를 먼저 점령하고자 시도했다. 성전면 금당리 금당마을도 일본군의 선봉부대에게 침공당한 지역 중 하나였다.
원주이씨 이계복(李繼福)에게는 출가한 세 딸이 있었는데 이 세 자매 중 첫째 딸과 셋째 딸이 임진왜란의 전란을 피해 친정인 금당 마을로 피난을 와 있었다.
첫째 딸은 창령조씨 장일(長日)에게 출가했고 셋째 딸은 청주한씨 득종(淂宗)에게 출가했다. 두 자매는 피난을 와 지내면서 굶어 지낼 수는 없어 들에 나가 일을 해야만 했다.
두 자매는 여느때처럼 들에 나가 벼를 베고 있었는데 하필 그 날, 일본군의 선봉부대와 조우하고 말았다.
일본군의 장수는 두 자매를 발견하고는 바로 사로잡았다. 그리고는 여느 전쟁터에서 그렇듯 두 자매를 겁탈하려했다. 먼저 큰 딸의 손을 잡고 가슴에 손을 댔다. 그러자 큰 딸은 자신의 손목을 스스로 잘라버리고는 가슴까지 도려내며 자진했다. 일본군의 장수는 셋째 딸까지 똑같이 겁탈하려했는데 셋째 딸까지 마찬가지로 자진하고 말았다.
일본군의 장수는 두 자매가 명예를 지키려는 고결한 행동에 감복하였다. 그는 병졸들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며 “이 마을은 열녀의 마을이니 후군(後軍)은 절대 이 마을을 침범하지 말라.”라는 말을 남겼다.
종전이 이뤄지고 마을은 살아남았다. 이후 시대가 지나 영조 때 두 자매를 기리는 정려(旌閭)가 세워졌다.
“난형난제이씨녀, 연방병미일천춘(難兄難弟李氏女, 聯邦連芳倂美 一千春)이라. 이씨부인 두 열녀는 그 절의가 높고 낮음이 없어 두 분이 똑깥이 으뜸이며, 두 분의 꽃다움과 아름다움이 천년을 두고 빛나리라”
정려중수기 한 대목에 이런 글귀가 새겨졌다. 이 정려를 본 사람들은 두 자매의 고결한 죽음을 칭송했다.
큰 딸의 정려는 창령조씨 후손들이 시댁의 집안인 장흥으로 모셔갔으나, 셋째 딸은 후손이 없어 옮기지 못했다고 한다.
두 자매는 비극적인 운명을 피하지 못했으나, 불의에 저항하는 의지는 잊히지 않았다. 그들의 절의는 시대를 넘어 침략에 저항하려는 의지로 되살아났다. 많은 사람들이 일제에게 짓밟힐지 언정 굴복하지 않았다. 임진왜란 이후에도, 일제는 조선을 지배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체를 밟고 지나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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