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집 ]
- 조서대학교 초빙교수 김현태
고운 빛 물결에다 사계절 덧칠한 채
저 높은 우듬지에 매달린 빨간 홍시
까치들 날아와 앉아 가는 세월 깁는다
한 굽는 아궁이엔 타다 만 장작 조각
짧아진 부지깽이 외롭게 드러누워
그 곁에 회한의 시간 오도마니 서 있다
울 엄니 손때 묻은 항아리 옹기 종기
그리움 퍼득퍼득 비끌려 흩어지며
마음밭 휑한 허전함 똬리 틀어 앉는다
침묵의 빈자리에 동심이 기어 나와
추억들 덩그마니 천상의 아리아로
해맑은 이야기 더미 차곡차곡 채운다
따스한 햇살 한 줌 툇마루 쪼아대니
다정한 소꿉친구 웃음보 터뜨리고
반갑게 손사래 치며 달려나와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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