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면 석문리에 있는 석문산은 소금강으로 불러올 만큼 기암절벽이 아름답고 그 모양들이 기묘하다. 옛날부터 명경지수로 여겨져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장소이고 이와 관련된 전설 또한 무수하게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산은 위세가 대단하지 않지만 깍아지른 모양의 바위와 산의 형세는 근처의 산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그 바위들의 모양이 여러 가지 형상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 많아 바위마다 다양한 이름이 붙여지기도 하였다.
50여년 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던 바위가 있었다. 탕건바위 부근 절벽 암석에 조리를 기둥에 걸어 놓은 것처럼 생겨 조리바위라 일컬어지는 바위였다. 사람들은 이 조리바위 덕분에 근처의 마을들이 부를 일구고 산다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바위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석천 마을에는 윤씨라는 총각이 있었다. 장난이 심해 장난꾸러기라 불려졌다. 윤씨는 한 번 장난기가 발동하면 아무도 말리지 못할 정도로 심한 장난을 쳤다. 사람들은 그 총각을 보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별 도리가 없어서 내버려두고 있었다. 1947년 어느 때에 실로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 총각은 아무도 오르지 못할 거라던 절벽에 기어오르더니 기어코 조리자루를 바위에서 떼어내고 말았다.
예로부터 조리바위에 이상이 생기면 아랫마을에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 이야기가 정말이었는지 아랫마을 길가에는 10척이나 되는 큰 바위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바위가 조리바위를 사라지고 난 뒤 똑같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 당시 10척이나 된 바위를 혼자서 옮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여 저마다 장난꾸러기 윤씨 총각이 조리바위를 떼어내 버려서 일어난 일이라 쑥덕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마을에 큰 재앙이나 불운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마을의 부를 가져다준다고 여겨진 조리바위가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소재지: 강진군 도암면 석문리 석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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