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촌 선바위
도암면 향촌리 향촌 마을의 구전에 따르면 향촌이 서울이 될 번한 설화가 있다고 한다. 이 향촌마을 사장보 밑에는 ‘선바위’라고 불리우는 바위가 있다. 바위가 서 있는 모양새여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는가 하지만, 아니라고 한다. 바위가 ‘선바위’라고 불리는 이유가 이 설화에 있다고 한다. 항간에 의하면 향촌이 풍수지리상 명단이기 때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라고 하는데, 확실한 정보는 아니다.
옛날에 향촌 마을에는 큰 홍수가 나서 냇물이 마을까지 범람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향촌은 평야지대여서 이 재앙을 피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불어난 냇물을 제대로 피할 틈도 없이 마을이 잠겼다고 한다. 한 여인이 아이를 업고 용두산으로 길을 가는 도중 냇물이 넘치고 있는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런데 냇물 위로 솟구쳐 있는 커다란 바위가 물살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기묘한 광경을 목격한다. 거센 물살에 사람, 동물, 물건, 가릴 것 없이 모두 휩쓸려가는 마당에 물살을 아랑곳하지 않고 거슬러오는 바위의 모습은 신기했다. 여인은 감탄하여 말했다.
“세상에나, 큰 바위가 냇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어요.”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바위가 뚝하고 멈춰버렸다.
“어허!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되는데!”
조금 전까지 만해도 근처에 누군가 있는 기색은 없었건만, 왠 백발노인이 여인 앞에 나타나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고 있었다.
“하필 임산부가 보고 큰 소리 칠게 뭐람, 그런 일만 없었더라면 향촌이 서울이 될 텐데 안타깝구만, 어허허!”
백발노인은 그 말을 하고는 사라져버렸다. 이후, 이 말은 동네사람들에게도 전해졌고, 그때부터 그 바위를 물길을 거슬러가다가 갑자기 우뚝 멈춰서버렸다는 뜻에서 ‘선바위’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일화를 아는 동네 사람들은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선바위! 선바위!”라고 외치며 향촌이 서울이 되지 못한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선바위도 언젠가는 군동 화방마을의 ‘선바위’처럼 외적을 물리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 ‘선바위’가 갑자기 서버린 이유도 그 지역이 마음에 들어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소재지: 강진군 동암면 향촌리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