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사 동백 숲에서 읊다
김남현
동백나무 푸른 숲 따라
백련사를 오르는데
봄빛은 맑고 꽃잎이 불타네.
새들이 나그네에게
눈으로 보지 말고 귀 기울여
그윽이 들어보라면서
흔치 않는 선경(仙境)을
귀로 마음으로 시상(詩想)으로
만져보고 느껴보라 하네.
낯익어 익숙한 풍경은
강진의 찬란한 슬픈 아름다움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선승들 부도(浮圖)에서
못다 한 숱한 이야기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아
천년고찰 백련사
긴 시간의 존재의 무게가
화엄(華嚴)빛으로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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