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사 동백숲*
- 김현태
눈꽃 진 잎새 위에 봉긋이 입술 열어
해말간 미소 피워 불그레 물들이고
타오른 순수의 열정 등불인 양 밝힌다
긴 소매 걷어올려 향내음 뿜어내니
동박새 부산떨며 꽃송이 더듬 더듬
정답게 부둥켜안고 뜨거운 정 나눈다
갯내음 깔고 누운 늘푸른 이파리들
긴 세월 똬리틀어 수줍게 말아 올려
어여삐 절여진 속살 다소곳이 열린다
푸르름 널리 널리 펼쳐진 자드락길
티 없이 순한 눈빛 오가는 발길 잡아
반가이 손사래 치며 어서 오라 반긴다
비린내 물씬나는 갯바람 포개 얹어
떨어져 나뒹구는 통꽃의 몸부림도
하나된 느낌 한 다발 끌어안고 외친다.
* 백련사 동백숲: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에 있는 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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