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이 되어주는 장마님!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장마는 2년 전의 장마와 같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장마가 길어짐은 타 작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모르겠지만, 벼농사가 주 인 나로 써는 그리 썩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벼라는 작물이 웃자라기에 쓰러질 염려가 다분하고, 질소 성분이 과하기에 고품질의 벼를 생산하기 힘듭니다. 약간의 생산비는 절감할 수는 있습니다. 비에는 질소성분이 있기 때문에 화학비료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공기 중에는 질소가 78%정도 차지하고 있어서, 비가 내리면 이 질소가 비와 결합하여 땅에 떨어지고 이를 다시 식물들이 흡수하게 됨으로써 필수영양분을 자연스럽게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빗물은 벼들에게는 수분흡수뿐만 아니라, 양분흡수측면에서도 아주 유용한 것입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 번개라도 치면 번개는 천연적인 질소의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질소는 생명에 필수적이며, 대기 중에는 그것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있지만, 생물들은 그것을 직접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번개가 치면 강렬한 열 때문에 질소와 산소 분자가 원자로 쪼개지며, 그것들이 식을 때 많은 원자들이 결합하여 질소의 산화물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화합물은 비에 용해되어 토양으로 이동하고, 거기에서 질산염으로 변화되어 자라는 식물에 필수적인 비료가 된다고 합니다.
이래서 자연은 정말 놀랍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비가 오는 날과 시기는 나에게는 참으로 좋습니다. 오롯이 나만을 위해 쉴 수 있는 날들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날들은 노동의 연장선에서 얻는 달콤한 사탕이기에, 걱정꺼리들을 미뤄놓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고, 쌓아두었던 피곤과 피로를 날려버릴 수 있는 많은 시간들이 내 것이 됩니다. 문뜩 순소득이 얼마나 되길래? 라는 궁금증이 생기겠지만 여기서는 미뤄 놓겠습니다.
하향변곡점을 맞이한 농업현장의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장마가 주는 나만의 시간이 너무도 아깝습니다. 장마의 기간을 휴가라 여긴다면, 농한기라는 방학은 매우 부러울 것입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방학을 맞이합니다. 동계작물 사이, 하계작물 수확이후. 물론 더욱 열심히 살고자 한다면, 방학을 없앨 수도 있습니다. 방학이라 해서 놀고먹지는 않습니다. 학습을 한다든지, 남들과 똑같은 시간에 쉬지 못하기에 여행을 간다든지, 각자의 계획에 의해 움직입니다. 근자에 울 동네에 쉬지 못하고 하염없이 일만 하시는 분이 계셔서 안타까움을 피력하고자 소개합니다. 울 동네 사장님이십니다. 올 들어 더욱 더 활기차게 전개, 계속되는 행사와 축제 그리고 동네 주민들의 안위를 살피고자 동분서주 하시는 울 동네 사장님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특히나 연일 이어지는 축제는 준비하시는 공무관계자 분들도 매우 힘드실 것이고, 그에 걸맞은 성과에 대한 부담으로 공무관계자부터 사장님까지 얼마나 노심초사 하실지 눈에 아련합니다. 외지의 타인 분들이 많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고, 가끔은 외국인들이 눈에 뛸 만큼 축제를 감사함으로 즐겨주시고, 멀리 오지까지 오신 이들이 목적인 축제만이 아니라 울 동네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사진도 찍고, SNS에 올려주시고, 홍보해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가시는 발걸음이 닿는 곳에서 지역경제의 마중물이 되어 주시니 그나마 안심입니다.
타인의 의해서 울 동네의 명성과 경제가 상승효과를 내고 있는 것에 대해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울 동네의 주민으로써 모든 축제에 다 참석할 수 없기에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아무래도 나의 주머니 사정 또한 거의 녹녹치 않기에 송구할 따름입니다. 타인들도 시간 내어서 울 동네의 자리를 빛내어 주시는데, 마중은 못하더라도 함께는 해야 함의 강박관념은 있으나, 울 동네의 일원으로써의 지속성을 갖는 것 또한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시간은 있으나 모든 것을 함께 하지 못하는 송구함은 가슴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지역사회활동가, 밥상차리는농사꾼 김태중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