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의 체취 묻어나는 경기도 실학박물관
오는 10월 23일 개관 예정
국내 유일 실학을 주제로 한 역사박물관
“진열품은 학문과 사상, 실학의 메카로 육성”
팔당댐을 지나고 카펫 같은 팔당호 강변도로를 따라 5분 정도 차를 달리다 만난 ‘다산 정약용 선생 유적지’라는 도로 안내판을 따라 샛길로 빠지니, 이내 다산(茶山)의 생가터와 묘소에 다다른다.
유적지 입구 한쪽엔 ‘실학박물관’이란 간판이 우뚝하다. 다산 유적지 전면에 철근 콘크리트 양식이긴 하지만, 목재 양식의 강화 패널을 붙인 깔끔한 지상 2층짜리 신축 건물이 바로 실학박물관(관장 안병직)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소재 이 박물관이 오는 10월 23일로 예정된 개관을 위해 한창 단장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이 설립, 운영하는 실학박물관은 ‘실학’(實學)의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위치를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 다산 유적지 앞으로 잡았다. 이 다산 유적지는 크게 그의 생가터와 무덤으로 나뉜다. 다산 정약용이 조선 실학을 집대성했다는 데는 이론이 없을 만큼, 그의 체취가 묻어나는 이곳을 박물관 자리로 고른 것이다.
박물관은 대지 4천75㎡에 2층 규모이며 연면적은 2천993㎡다. 전시공간은 1개의 기획전시실과 3개의 상설전시실로 구성되며, 전시 총 면적은 960㎡다. 건립공사는 2006년 5월 17일 시작해 지난 4월 30일 마무리했다. 부지매입비와 건축비 등을 포함한 총사업비는 135억800만원이다. 3개 상설전시실에는 총 130여 건의 전시물을 선보인다.
‘실학의 형성’이란 주제를 내건 제1전시실에는 실학 태동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서세동점(西勢東漸)을 배경으로 했음을 보여주면서,
자명종(自鳴鐘)과 조총(鳥銃) 등 서양 신문물과 그에 따른 조선 사회의 변화 양상을 소개하고, 한백겸·이수광·김육·박세당·유형원 등을 선구자로 자리매김한다.
제2전시실 ‘실학의 전개’에서는 실학의 흐름과 그 분포도를 제시한다.
경세치용학(經世致用學)에서는 이익·이중환·정약용, 이용후생학(利用
厚生學)에서는 박지원·박제가·홍대용·신경준·서유구 등을 각각 든다.
또, 실사구시학(實事求是學)에서는 김정희를 거론하고, 조선학(朝鮮學)에서는 국어와 역사, 지리, 농서(農書) 등으로 나눠 유희·안정복·유득공·한치윤 등을 들며, 근대로 향하는 실학의 흐름에는 최한기와 박규수를 내세운다.
제3전시실 ‘천문과 지리’에서는 조선 초기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통한 별자리 찾기 체험 코너를 제공하고, 천문관측 기구나 책력, 지도류 등을 전시한다.
신생 박물관인 까닭에 관련 유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약점은 전자책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보조도구를 활용해 극복하고자 했으며, 실학의 세계성 확인을 위해 동시대 동아시아 및 세계사의 관련 흐름을 비교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관 특별전 ‘김육(金堉)과 대동법(大同法)’을 통해서는 김육과 대동법을 총정리하고자 했다.
경기도 실학박물관 관계자는 “실학박물관은 관람객을 흡인할 수 있는 매력을 두루 갖췄다”며 “다산 유적지가 있고, 수중사라는 전통사찰이 있으며, 아름다운 팔당호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다산 유적지만 해도 연중 10만명이 찾는다”고 거들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이 일대에 생태공원을 추진 중”이라며
“비록 서울이나 남양주 시내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이런 호조건을 갖춘 박물관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실학박물관은 경기문화재단 산하 박물관·미술관으로는 다섯 번째로 문을 열게 된다.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자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도미술관에 이은 5번 타자이며, 실학박물관 뒤로는 경기도창작센터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이 타석에 대기 중이다.
서울=송승환 기자 fnnews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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