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진· 장흥 통합하면 누구를 위한 일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8· 15 발언으로 행정개혁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강진· 장흥 통합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탐진강을 놓고 두 개 군이 생육 번성해 왔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보아 통합은 자연스럽다는 판단이 앞설 수도 있다.
그러나 통합을 추진할 경우 가장 관심사는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 누가 밀리느냐가 될 게 뻔하다. 장흥에 강진이 흡수된다면 강진이 싫어할 것이고, 강진에 장흥이 흡수된다면 강진이 반발할 것이므로 원론적인 말일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통합은 시작부터 갈등을 빚기 마련이다.
통합을 주도하려는 쪽은 아무래도 인구수를 주장하며 상대방을 흡수하고자 할 것이다. 또는 면적을 내세울 수도 있겠고, 관청의 수나 기업의 규모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앙의 정치권이나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통합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중앙정부에서 깊이 고려해야할 것은 제각기 그 지방의 역사와 특성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백 년 이상 내려온 그 지방의 역사와 특성이 자칫 흔들리는 것은 물론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점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고령화로 인해 주민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해져가는 군청과 면사무소의 이용도 그렇고, 예전에는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변화에 주민들의 의욕과 사기가 의외로 떨어질 수도 있다. 이는 정서적으로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통합을 하면 공무원 수가 줄어들어 예산절감이 되고 지역 경쟁력과 주민 편의가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는다는 게 외국의 경우로 보아도 그렇고 실재 통합 시· 군을 보아도 그렇다.
우리는 강진· 장흥과 통합에 대해 반대와 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맹목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만으로 의견을 내서는 안 된다. 좀 더 사려 깊고 합리적인 사고가 필요할 때다. 특히 정치인들은 이 점을 깊이 생각해서 의견을 내야할 뿐 아니라, 통합이 마치 강진의 미래인 양 함부로 떠들어서도 안 된다. 주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려야하고 전문가의 의견에도 진지하게 눈길을 던졌을 때 진정 주민들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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