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잘 보내자고 50년 고통 받아야 하나

사설

익산국토관리청에서 세운 군동면 갈전 앞 교각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강진읍 쪽에서나 군동면 쪽에서 일직선으로 달리다 보면 갑자기 교각이 나타나 도로가 높아지면서 S자로 휘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다리 양쪽에는 돌출된 방지 턱이 있어 가벼운 속도조차 다시 늦춰야 하는 짜증이 일어난다.

이 같은 교각은 파산제 공사로 인해 세워진 것인데 기존도로에서 2.5m 높이로 세운 것은 하천개수 때문이라고 익산국토관리청은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도로를 매일 이용하는 이용객으로 볼 때 불편하기 짝이 없는 도로가 되고 말았다. 산을 뚫고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교각을 세워가며 고속도로를 내는 것은 일직선을 통해 통행의 빠름을 위해서일 것이다. 또한 교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인데,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갑자기 S자로 휘어진 것도 부족해 높은 교각을 건너게 하는 것은 익산국토관리청에서 주민들의 불편함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행정적 오판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수십 년 간 군동에서 살아왔지만 기존 다리가 물에 넘쳐 통행을 못했던 적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루 잘 보내자고 50년 간 도로로 인한 불편함을 날마다 겪어야 하는 것이 군동주민들이다.

둘째는 설령 다리를 높여야 한다면 도로와 함께 일직선으로 놓아야 한다. 집 5채가 이주해야 하는 일 때문이었고 주민설명회를 거쳤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지엽적인 일에 불과한 절차이다. 왜냐하면 그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군동면 뿐 만 아니라 장흥, 병영, 마량과도 연결되는 과거에는 유일한 서남권의 동맥이었던 도로였다. 그런데 집 5채 이주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50년간 우리는 참고 인내하며 이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가. 또한 50년 만에 한 번 꼴로 있을 둥 말 둥한 홍수로 인해 그 많은 세월 동안 불편을 고스란히 겪어야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집 5채의 이주는 수 백 년 동안 수 천 만의 사람이 불편과 짜증, 그리고 교통사고의 위험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더구나 본지에서 지난 12월 30일 지적했듯이 대형사고의 우려란 기사를 쓰기가 무섭게 올 1월 4일 교통사고가 난 것도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만큼 이 교각은 교통사고 나기가 알맞을 만큼 위험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교통사고가 또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것은 다리 중간에서 파산제 둑을 타고 갈 수 있는 도로가 생긴데다가 여름철이면 난간에 자동차를 세워둘 수 있는 공간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위험요소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홍수 염려로 교각을 높이 세워야 한다면 일직선으로 세워야할 교각을 S자 도로로 만들어 주민들의 불편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교통사고 또한 도사리고 있어 과연 익산국토관리청은 누구를 위해 교각을 세웠는지 묻고 싶다. 행여 공사를 편하게 하기 위해 저지른 행정편의주의는 아니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