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지출로 학부모 등골이 휜다

학부모들 사교육 당연한 것으로 여겨

사교육비 부담으로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청거리고 있다.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학습에 신경이 쓰여 학원을 기웃거리게 된다. 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칫 새 학년 공부에 뒤쳐질까봐 겨울방학 때도 꾸준히 학원을 다니거나, 방학 때만 하는 단기간 고액과외라도 해서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생각들이 학부모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러한 교육열풍은 소득수준에 따라 사교육비 차이도 크게 벌어지고 있으며 남에게 뒤질세라 학부모들은 비싼 과외비를 감수하며 만만치 않은 경제적 부담을 사교육비에 쏟아 붇고 있다. 가계전체 수입에서 교육비 비중이 1/3가량 지출되고 있다는 A씨(남. 공무원)는 공교육비보다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가고 있는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B씨의 경우 고등학생 2명 중학생 1명으로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데, 둘을 종합학원에 보내고 있다. 그는 시골에서 살면서 4년제 대학 문턱에라도 가게 하기 위해서는 학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자신은 그나마 고정수입이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처럼 초등 5학년때부터 꾸준히 학원에 보내왔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방과 후 학원에 다니는 일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공교육만으로는 도시 학생들을 따라 갈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B씨(여 주부)의 경우도 7살짜리 딸과 초등3학년, 초등 5학년인 세 자녀를 두고 있는데, 7살 막내의 어린이집 한 달 수업비가 202,000원, 3학년 아이에게 피아노학원과 공부방, 영어학원에, 5학년 아이에게 피아노, 과학나라, 논술, 영어 등을 학교수업 외에 따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B씨도 남편의 수입 절반가량이 아이들 교육비로 지출되고 있다면서, 셋째에게도 예능을 가르치고 싶지만 학원비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C씨(여 자영업)의 경우 초등5 중학1학년 중학3학년인 세 아이를 두고 있지만, 막내에게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학생이 되면 바로 대학 입시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예능에 실력이 있었어도 경제적 여건상 끊었으며, 시골이어서 영어와 수학을 전문적으로 맡아줄 선생님을 찾는데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는 이유를 학교 수업만으로는 대학입시가 힘든 현 교육제도와 영어교육의 열풍, 아이가 혼자서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점, 주위의 지나친 교육열과 사교육 없이는 상위권에 들 수 없는 교육여건 등을 말하고 있다.

우연이지만 A,B,C씨가 모두 세 자녀를 두고 있었으며, 가정 형편상 개인과외를 시키지 못해 성적을 올리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