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석류모양주전자-
석류의 계절 가을이 영글어간다.
발그스레 얼굴을 붉히고 입을 벌린다
여성 호르몬이 풍부한 석류는 여인의 상징이다.
석류는 자손 번창, 특히 아들을 상징하는 과일이다.
석류를 컨셉으로 만든 것이 청자석류모양주전자이다
대개의 청자는 물레를 이용하여 외형을 만든 후에
그 표면에 무늬를 새겨 놓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것은 석류를 서로 맞붙여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눈요기를 위해 지나치게 과장된 형태를 만들었지만
석류모양주전자는 실제로 주전자로 사용된 듯 하다.
박물관에는 뭐라고 설명하고 있을까?
역시 명칭부터 어려운 한자이다.
청자퇴화문석류형주자(靑磁堆花文石榴形注子)
표시된 설명도 너무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해 어렵다
소문 순청자(素文純靑磁)와 더불어 12세기 전반에
전성기를 맞은 상형 청자(象形靑磁) 가운데 하나이다.
이 주자는 석류 세 개를 모아놓고 그 위에
또 한 개를 쌓아올린 듯한 형태이다.
석류들마다 표면에 백퇴점(白堆點)을 찍어서
세부적으로 석류알을 표현하였고,
위에 올려진 석류의 꼭지를 꽃 모양으로
입을 만들었으며 아랫단 석류들의 꼭지는
큰 백토성점(白土星點)으로 표현했다.
.......
이제 석류모양 주전자를 쉽게 접근하여 보자
그리고 나만의 상상의 날개를 펴고 접근해보자.
맨 아래 세개의 석류가 둥그런 엉덩이를 맞대고 있다.
두개의 석류가 만들어내는 가슴골은 섹시하게 보인다.
어찌보면 여인의 육감적 엉덩이 같기도 하고
다시 보면 포동 포동한 젖가슴 같기도 하다.
고려시대 어떤 아낙네를 떠올리며 작업한 게 아닐까?
그 위에 요염한 석류 하나가 올라가 사방을 둘러본다
옆구리에 팔을 붙이고 손은 아래를 향하게 포즈한다.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을 보니 뚜껑이 사라진 것 같다.
고리와 노끈으로 매어 달았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하얀 퇴화점은 마치 멋을 부린 화이트 악세사리 같다.
꽃모양의 귓대부리 근처에 석류 이파리를 붙여 놓아
차가운 청자에서 싱싱한 석류의 생기를 느낄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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