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표 청자이야기
-탱탱탱~ 청자가 내는 신음소리-
청자상감당초문완 (靑磁象嵌唐草紋?)은 국보 제115호.
완이란 실제로 밥그릇으로 사용되던 대접을 말한다
제작년도 1159년을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청자들 가운데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가 있다.
문화재청이 설명하는 국보115호의 설명은 너무 어렵다.
청자상감당초문완은 삿갓을 엎어놓은 것 같은 몸체에
작게 마무리된 굽 다리를 지니고 있다.
문양은 내저(內底) 중앙에 큰 국화꽃을 상감하고
그 둘레를 보상화문(寶相華紋)과 당초문(唐草紋)을 역상감하였으며,
구연(口緣)에는 날렵하게 당초문대(唐草紋帶)를 돌렸다.
바깥 면에는 구연에 초문대(草紋帶)를 둘리고
그 아래 다섯 군데에 국화꽃 가지 하나씩을 흑백으로 상감하였으며,
저부에는 음각으로 연판문대(蓮瓣紋帶)를 돌렸다.
....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당초무늬대접을 들여다 보자.
찬찬히 살펴보면 그물처럼 금이 가느랗게 많이 났다
청자상감당초문완은 애당초 만들 때부터 금이 갔을까?
아마도 세월의 강이 흐르면서 금이 갔으리라 여겨진다
청자를 감상하면서 흔히들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화려한 자태와 깊은 비색에만 눈길을 주게 된다.
이번엔 청자에 수놓아진 무수한 실금을 눈여겨 보자.
그 실금 하나 하나에서 천년의 숨결을 들을 수 있으리라.
도자기에 생긴 가느다란 금을 유빙이라고 부른다
청자에 생긴 유빙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가마에서 1200도 이상의 고열 속에서 탄생한 청자가
외부로 나오면 급격히 식으면서 수축하게 되는데
표면에 발라진 유약과 몸체를 이루는 태토의 수축율이 다르다
태토는 조금 수축하고 유약 부분은 아주 많이 수축하게 되므로
약한 유약 부분이 자연히 더 쉽게 갈라지게 터지게 된다.
이 때 탱탱 소리가 나면서 청자에는 실금이 저절로 생긴다.
도자기의 실금 터지는 소리 유빙렬(釉氷裂)
어떤 소리를 내면서 터지게 될까?
맑고 깨끗한 소리를 낼 것 같다
얼음이 꺼지는 소리와 같기도 하다
풀무불의 연단을 견디어 낸 환희의 소리이다
고려 도공들이 만들어 내는 예술혼의 소리이다
이 유빙렬 소리를 악성 베에토벤이 들었다면
어떤 위대한 음악을 만들어 냈을까?
가만히 유빙열을 품고 있는 청자에 귀를 귀울여 보자
아~ 천년 전 밤하늘에 울려 퍼졌던 소리가 들리네요
탕 타탕 탕탕......
탱 태앵 탱 태앵 탱......
무수한 실금이 탱탱 터트리지기 시작한다
절정의 오르가즘을 느끼면서 소리를 낸다.
1200 도의 뜨거운 가마속 사랑을 못이겨
정염으로 후끈하게 달아오른 유약을 입고
환희의 노래를 부르며 세상 밖으로 나온다
하루 종일 요란하게 몸으로 소리를 낸다
서서히 사흘을 지나면서 소리를 멈춘다
도공의 애타는 마음이 유빙열로 남겨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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