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명절 설날을 고향 부모님과 함께

설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강진고을을 지키며 사는 많은 사람들이 객지에서 사는 자녀들이 설날만큼은 반드시 찾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설날만이라도 함께 머리 맞대고 떡국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서이다. 바쁘다며 전화조차 잘 걸어오지 않는 자녀들을 생각할 때마다 한편으로는 서운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설날은 얼굴을 볼 수 있으려니 하고 한 해를 꼬박 기다린 고향 부모님이 어디 한 두 사람이겠는가. 옆집에서는 손자의 재롱에 웃음꽃이 피어오르고 고기 굽는 냄새가 사방으로 진동하고 있을 때 내 집 아들딸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다면 그 쓸쓸함에 눈물을 훔칠지도 모를 일이다.

비록 산다는 것이 힘들고 또 바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만큼 살았을지라도 설날만큼은 부모님을 찾아뵙는 게 도리다. 그래서 선대의 묘도 찾아보고, 부모님 사시는 집 지붕이 행여 새는 곳은 없는지 한번쯤 둘러보기도 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는 얘기다. 평소에는 마을 회관에서 말동무 찾아 시간을 보내지만 막상 명절이 찾아오면 이상하게도 더 외로움을 타는 게 노인들이다. 부모님은 뭘 많이 사갖고 찾아오는 것이 반갑다기보다 말동무도 되어드리고 시시콜콜 사람 사는 얘기 속에서 얼굴만 쳐다보아도 즐겁게 생각한다.

이번 설날에는 반드시 강진고을에 사시는 부모님을 찾아뵙는 계획을 세우자. 어찌하여 고향 찾기를 싫어할 사람이 있겠는가마는 바쁜 일상을 잠시 묶어두고 강진 행 버스에 몸을 실어보자. 그래서 한 해가 다르게 늙어 가시는 부모님의 등도 두드려드리고 마을 뒷산의 선영도 다녀오자. 아마도 어떤 휴가보다도 개운하고 홀가분한 기분이 찾아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