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백가(百家)를 찾아서⑦

1백년 세월 속에 선대의 얼과 혼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6대 종손의 전통한옥

관해루(觀海樓) 편액 구강포 훤히 내려다보이는 명당

팔각정, 전통담장 등 옛 전통한옥 면모 제대로 갖춰

군동면 라천리 939 김영춘(56)씨 전통한옥

6칸의 한옥은 서까래 굵기가 삼간초옥 기둥만큼이나 커 웅장한 멋을 더해주고 있다. 60년대까지만 해도 1등 부잣집으로 인동에 소문난 집. 그래서 잔디를 깔아놓은 마당도 넓지만 행랑채까지 딸린 솟을대문 또한 웅장하다. 그 옛날 천석지기의 집 구조가 아닐 수 없다.

관해루라는 편액은 바다를 볼 수 있는 집이라는 뜻인데, 마당에서도 구강포 강물굽이와 군동평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6대조 할아버지께서 칠량 영동리에서 150년 전에 이곳으로 이주를 하셨다. 그 때부터 이 터에서 살게 되었는데 이 집은 증조할아버지께서 성주를 하셨다.”

김영춘씨는 집 내력을 설명하고 나서 “봉제사는 물론 선산관리를 하기 위해 종손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집을 소개했다. 집 내부는 아파트처럼 입식부엌과 화장실이 있었지만 대청마루는 그대로 쓰고 있었다. 선대인들이 물려 준 족보며, 상복(喪服)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그는 물려받은 농토를 관리하면서 특히 일가친척들이 찾아올 때마다 편히 쉬었다 가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며 지내고 있었다.

“솟을대문을 복원하고 팔각정을 지은 것은 종가집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였다”

그의 말대로 이 시대의 이조인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나가고자 애를 쓰는 것 같았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잠시 읍내에서 살았을 뿐 끝내 이 한옥을 지키며 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욕심 없이 조상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조기퇴직한 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거듭 조상의 얼을 강조하는 그의 모습과 오래 된 전통한옥의 모습에서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