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백가를 찾아서 8>
‘127살까지 살려고 황토집을 지었습니다’
군동면 문화마을길 8-3
김재정 강진군발전협의회장의 황토집
고급자재와 황토로 내부 장식, 외벽은 자연석으로
“일백 살 하고도 스물 일곱 해까지 살고자 이 집을 짓는다고 여러 차례 말 하대요”
군동면 문화마을 뿐 아니라 강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고급 황토집을 방문했을 때 집주인인 김재정(67) 강진군발전협의회장 부인인 마정애 여사의 말이었다.
그만큼 공들이고 돈 들여서 짓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말이리라. 거실과 방 4개로 이뤄진 건평 30평의 황토집은 서울에서 직접 업자가 내려 와 6개월간 지었다. 쌓는 흙에 산국화를 찧어서 넣기도 했고, 흙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단단한 철망까지 입혀가며 올렸다. 그러니 단단하기도 하지만 공력도 많이 든 집이었다.
두 부부는 이 황토집을 짓기 전에 좋다는 전국의 유명한 집들을 찾아 나섰다. 12년 전이었다. 그러다가 경기도에서 황토집 둘을 발견했고, 바로 이런 집을 지어야겠다는 최종 결심을 세웠다.
평당 400만원. 지금은 평당 500만원이 소요되는 황토집을 지을 때, 다용도실, 창고 등 부속건물과 조그만 정원까지 만드느라 1억 6천만원이 들었다. 1998년도의 일이었다. 다용도실과 창고가 큰 탓인지 30평 건물이지만 살림 늘어놓고 살기에는 넉넉하고 편리하다.
여름에는 시원해서 에어컨이 필요 없는 집. 겨울에는 불기운만 들어가면 온 집안이 후끈 달아오르는 집. 그래서 혹시 팔지 않겠느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팔더라도 당장 이사 올 수 있느냐고 물어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또 가까이서나 멀리서 소문 듣고 집 구경 오는 사람도 적잖다.
황토집이기 때문에 당연히 바닥에도 황토요, 벽에도 황토요, 지붕에도 황토로 채워졌다. 그러나 고급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일반 주택처럼 느껴지는 게 이 집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황토집은 이렇게 지을 경우 건축비가 더 먹힌다. 그러나 평생 얻는 이익은 더 클 것임에 틀림없다. 건강에 그만큼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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