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원 조성되는 월출산 백운동

"자연 그대로... 때묻지 않은 신선함이"

백운동(白雲洞)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 혜장 스님과 사별한 이듬 해, 즉 1812년에 찾아간 곳이다. 이 때 다산은 제자 윤동을 데리고 초의선사와 함께 가서 하룻밤을 보냈던 것이다. 초의선사는 백운동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고 승경(勝景)을 그렸고, 다산은 이의 영시(詠詩)를 남겼으며 다산도(茶山圖)까지 그렸다. 초의선집 년보에도 이런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옛날 많은 시인묵객들이 찾아왔음을 짐작케 한다.

김선태 교수가 쓴 <강진문화답사기>에도 소개된 초의선사의 <백운동에서 학이 나는 것을 보고>라는 시는 백운동을 보고 노래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정정하게 우뚝 서서 가을 숲을 비추나니

선학(仙鶴)의 풍류에는 향기로운 냄새가 스몄다

백옥으로 단장한 듯 초생 달 같은 얼굴에

황금빛 점찍어 푸른 난초의 마음을 담았다

하늘로부터 이제 방금 내려왔을 것이니

어찌 인간세상을 그리 쉽게 찾겠는가

속세에 물들까봐 이다지도 저어해서

은근히 날개를 펴 백운동에 들어왔지

이러한 백운동에 생태공원 조성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올 안에 끝나는 이 공사에는 김 장석한식문화재 목수와 강성복 한식문화재 석공이 기능공으로써 일하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더욱 사람들이 몰려와 더위를 식히는 곳. 그래서 한낮에도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그런데 백운동에는 방외지사(方外之士)의 주인공이 이따금씩 내려와 붓을 놀리는 곳이기도 하다. 시원 박 태후. 그가 그 주인공이다. <방외지사>란 책은 1, 2권으로 우리 시대 삶의 고수들 13인을 소개한 책으로 첫 장에 소개되기도 한 인물.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한 번 살아보자는 것이 그의 신념이자 철학이다. 그래서 백운동을 선택했고 그곳을 늘 도다녀가곤 한다. 그는 이미 여러 방송은 물론 조선일보(2007 1,2일자 A26 전면)에 전국의 고수를 찾아서(1)로 소개되기도 했다. 나주 금천면에 <죽설헌>이란 4천평 대지에 150여 종의 나무와 화초가 숨쉬는 정원을 가지고도 무엇이 부족해서 백운동을 굳이 찾았을까. 아마도 자연 그대로 자생한 동백나무와, 특히 여름철이면 수량이 풍부하게 흐르는 계곡과 집 뒤로 펼쳐진 월출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는 처음 백운동을 발견했을 때 그 충격이 컸다고 고백한다. 월출산 주위를 다 둘러보아도 백운동만한 곳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백운동은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그래서 인위적인 것이라곤 손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천혜의 정원이라는 점에서 혼을 빼앗기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 넓은 백운동의 정원을 독차지해서인지 그의 자랑은 자존심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