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표 청자이야기-
청자순화사년항아리
이화여대가 무척 아끼는 보물청자가 있다
청자순화사년명호(靑磁淳化四年銘壺)이다.
고려청자의 매력인 비색을 발휘하지도 아니고
투박스러운 시골 아줌마 같은 몸매를 하고 있다.
날씬한 에스라인도 없는 뚱딴지 같은 항아리를
이화여대 박물관은 왜 그렇게 귀하게 여길까?
대개 청자명칭에는 문양이야 모양을 표시하는데
이 청자는 년도와 연호를 나타내는 말이 있어 독특하다.
한글로 쉽게 풀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순화 4년이라고 새겨졌는데 이것은 청자 탄생시기이다.
순화(淳化) 4년은 고려 성종 12년 즉 서기993 년이다.
이 청자 항아리 굽바닥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淳化四年癸巳太廟第一室享器匠崔吉會造」
어려운 한문이지만 쉽게 풀이해보자.
최길회라는 장인이 993년에
고려 태조의 묘에 제사지내기 위해서 만들었다.
이렇게 청자 항아리에 새겨진 글만 보아도
제작년대와 제작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새겨진 글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고려청자 연구에 아주 소중한 자료가 되는 작품이다
보물 237호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는 고려청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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