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면 월남마을 부인들, 월남북계모임

정월대보름날 ‘북치고 장구치고’

정월대보름인 지난 15일 성전면 월남마을 김일심씨 집에서는 하루종일 북 장구 소리가 요란하다. 바로 이날이 일 년에 한차례 씩 해오고 있는 성전면 월남마을 부인들이 계모임 날이다. 40명의 월남마을 부인들로 구성된 월남북계는 정월대보름날 북 장구를 치고 노는데, 오랫동안 지켜온 불문율 하나가 있다. 한복을 입어야 하는 것을 당연하며, 보선과 고무신 등 한복에 필요한 것들을 갖추지 않고 온 사람은 그에 따른 벌금을 물게 된다. 이날 대보름날에 모인 월남리 부인들은 모두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종일 북과 장구를 치며 유사를 치른 집에서 마련한 음식을 즐기며 하루를 맘껏 즐겼다. 월남북계모임은 50여년간 내려온 전통으로써 하루만이라도 즐겁게 놀고 이제부터 열심히 농사를 짓자는 차원에서 생긴 계모임이다. 하루 전에 음식을 장만해서 부인들만 모여 노는 이 날은 남자들은 근처에 얼씬 조차 할 수 없다. 유사를 맡은 김일심씨는 “옛날에는 주인과 일꾼이 서로 단합해서 한 해 농사를 잘 지어보자는 의미로 해왔다”며 “이날만은 마을의 모든 부인들이 빠지지 않기 때문에 회원이 4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월남북계는 현재 월남마을 부인들의 어머니때부터 이어온 전통으로 며느리가 그 전통을 이어가며 정월대보름날 북과 장구채를 두들기며 한껏 즐기는 날이 되고 있다. (이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