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군수 “광주경찰의 장학재단 과잉수사 규탄”

“장학재단 관련 감사·수사 5차례… 광주경찰 이성 잃었다” 비판

“수사관들이 강진지역 정치세력과 비밀리에 내통하고 있다”

“아무개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차례 부탁하더라”

■ 광주경찰의 매끄럽지 못한 수사 관행 도마 위에

강진군민장학재단에 대한 3차에 걸친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와 잇따른 경찰의 전방위적인 수사는 특정 정치세력의 압력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 광주경찰의 매끄럽지 못한 수사 관행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강진군은 경찰의 수사가 특정 정치세력의 압력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고 경찰의 수사 배경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무소속 황주홍 군수의 향후 정치행보를 의식해 황 군수를 흠집내려는 지역정치인이 일부러 경찰과 감사원에 거짓 소문을 흘리고 있다는 설(設)이 파다한 상황이다.

황 군수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황야의 무법자’처럼 행동하며 초법적(超法的) 행태로 이 나라 법치주의(法治主義)와 인권(人權)을 유린하는 광주지방경찰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황 군수는 회견에서 “지난달 24일 강진군청을 3시간 동안 압수수색한 광주경찰은 20여일 만인 지난 18일 군청을 다시 급습, 4시간 가까이 수색했다”며 “같은 사안에 대해 두 번씩이나 압수수색을 나온 광주경찰의 과잉수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광주지방경찰청 수사관들은 강진지역 정치세력과 비밀리에 내통하고 있다. 수사관 자신들 입으로 ‘(지역 정치세력을) 여러차례 만나고 있다. 아무개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부탁하더라’ 등의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고 폭로했다.

■ 세 차례 계좌추적 등 ‘마구잡이식’ 경찰 수사 비판

황 군수는 또 광주지방경찰청이 그동안 농협중앙회 강진군지부와 출장소, 광주은행 강진지점을 세 번씩이나 계좌추적하고 직원들을 조사한 것을 비롯해 강진군청 공무원 400여명에 대한 인적사항 요구, 장학금 기탁 업체들에 대한 장기간 조사 등 ‘마구잡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협중앙회 강진군지부가 2007년 8월 장학재단에 입금한 5천만원이 바로 그날 강진군 체육진흥기금으로 들어간 부분과 지난해 6·2 지방선거 환급 선거비용 가운데 장학재단에 기탁한 3천200만원 중 그날 인출된 700만원에 대해서도 1-2분 설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을 마치 비리혐의나 있는 것처럼 경찰이 피의사실로 적시했다고 비판했다.

황 군수는 “광주지방경찰청이 3개월 동안 강진군청과 장학재단, 사업자들을 이잡듯이 뒤져 군수를 포함한 공무원들은 쓰나미를 맞은 것처럼 초토화돼 망연자실하고 있다”며 “강진군청 직원들에 대한 소환을 이달 말까지 끝내지 않으면 이후에는 경찰의 모든 요구를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 “지역교육을 기적처럼 살려내면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장학재단을 이토록 오랫동안 짓이겨 놓고 있는 수사팀의 도덕성과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자신들에게 정면대응하는 군수를 반드시 잡겠다는 과잉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광주경찰은 지금 이성을 잃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무소속으로 부족하고 힘없는 군수가 구린 데(약점)이 있었다면 무시무시한 감사원과 경찰을 상대로 이렇게 외로운 싸움을 벌이지 못했을 것이다”며 “자신이 있었기에 ‘할테면 해봐라’고 수사기관의 월권과 권력남용, 부끄러운 결탁을 국민 여러분께 고발하고 나선 것이다”고 강조했다.

황 군수는 “광주경찰의 행태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 수사를 거부하고 싶지만, 수사기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당분간만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며 “이제부터는 ‘괘씸죄인’으로 찍힌 황주홍을 직접 불러 조사하라”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기자회견하는 황주홍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