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산 우두봉에 오르던 날

보은산 우두봉을 오르던 날

(주) 재능토건 대표이사

김 진환

바람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에 우두봉을 올라갔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우두봉을 오르고 있었다. 중간 지점에 있는 돌샘까지 갔다가 되돌아간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얼마쯤 오르다가 강진을 떠나 사시는 박 선배님을 만났다. 박 선배님은 보은산 우두봉이야말로 정말 좋은 산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두봉의 정기 때문인지 강진에서 태어나 출세한 분들이 많다고까지 했다. 법조계는 물론이요, 기업가, 행정가 등 많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우두봉을 잘 가꾸어야 한다는 것으로 말이 이어졌다.

우두봉 정상까지 오르는 사람은 평일에 50-100여 명 되지만 주말에는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만큼 등산코스로는 좋다는 얘기일 것이다. 탐진강이 내려다보이고 탐진바다가 내려다보이며 월출산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서 있는 산들이 발 아래로 바라다 보이는 우두봉. 강진 사랍들도 매우 사랑하는 산이지만 외지에서도 많은 등산가들이 다녀간다는 점에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강진에서 열리고 있는 스포츠 참가자들도 상당함 숫자가 우두봉을 찾는다고 한다. 강진하면 다 른 문화유적도 많고 관광코스도 많은데 하필이면 우두봉이라니······

그러나 운동 선수로써는 몸도 풀고 잠시나마 경기를 치루는 긴장감을 풀기에는 우두봉이 제격이기 때문일 것이다. 더욱이 기본 체력을 가꾸는 데에는 산 오르는 일보다 더 좋은 운동이 없다.

그런데 중간지점에서부터 시작되는 열 두 고개를 오르면서 한 가지 느끼는 점이 있었다.

둘째 고개나 셋째고개에서 두 사람이나 넘어진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넘어져서 다친 사람도 있었다. 비가 내리면 산길이 수로로 형성되어 패인 자리에 돌만 남게 되기 때문일까. 사람의 손길이 가서 등산로가 좋아진 것도 같은데 바위와 돌이 있어 오르기에 불편한 곳이 보였던 것이다.

우두봉을 오르는 길은 누가 뭐래도 등산로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등산로 같지 않는 산책을 다녀온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우두봉이다. 그러므로 걷기에 편안하게 등산로가 가꾸어졌으면 하는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