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구식 결혼식을 다 하네

전통 혼례 올린 춘곡리 이장 이평국 씨 부부

지난 8일 12시 강진읍 춘곡리 이장인 이평국(58)씨가 부인 원순동(60)씨와 20년 결혼생활 끝에 전통혼례식을 마을 주민 주선으로 올려 화제다. 이날 춘곡마을주민들과 하객들이 모인 가운데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치러진 전통혼례식은 신랑의 조카뻘이자 마을이장 13년 경력을 지닌 이 상백(67) 씨가 홀기를 부르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차일이 처진 초례청에는 초례상이 옛날 모습 그대로 재현된 가운데 사모를 쓰고 혼례복을 입은 신랑이 먼저 입장하는 것을 시작되었다. 신랑이 신부의 혼주에게 기러기를 전하는 전안례, 신랑과 신부가 마주보고 교배하는 교배례, 신랑과 신부가 서로 술잔을 나누어 마시는 합근례의 순으로 진행된 전통혼례식은 비교적 옛것 그대로 재현되는 모습을 보였다. 신랑 이 평국씨는 이날 전통혼례식을 마치고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50년 전에 했던 전통혼례식을 마을 주민 여러분의 덕택으로 하게 되어 마을 주민들께 감사드리고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신부 역시‘살면서 어려운 여건으로 인해 식을 못 올렸는데 막상 치르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고 가슴이 확 트이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와도 이겨낼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도 옛날 전통혼례를 영영 못 볼 것 같았는데 보게 되어 기쁘다면서 뒤늦게나마 결혼식을 올린 새신랑신부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통혼례식이 진행되면서 신랑의 사모가 수차례 벗겨지는 등 서투른 모습에 하객들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