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주민소환제’ 도입하자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가 설문조사한 결과, 지역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 평가는 전국 평균 50.5%가 ‘잘못함’, 31.0%가 ‘잘함’, 18.4%가 ‘잘모름’이라고 답했다.
특히 호남권에서 의정활동 평가에 대한 무관심이 전국 평균치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평가가 ‘낙제점’에 가까운 것은 지역사정과 국회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을 방증(傍證)한다.
일본 게이단렌(經團連)의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회장은 올해 2월 기자회견에서 “세금으로 밥을 먹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호통을 쳤다. “봉급 도둑과 같다”고도 했다. 작심하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요네쿠라 회장이 손가락질한 대상은 일본 정치권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요네쿠라 회장의 눈에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봉급 도둑’이란 표현을 곱씹으면서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바라본 이들이 한 둘이 아니다.
18대 국회와 의원들의 지나온 행적을 봐도 그렇다. ‘봉급 도둑’이라는 지탄을 받을 입법부가 일본에만 있는 게 아니기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올해부터 국회의원들은 가족수당과 자녀학비수당을 추가로 받고 있다. 국회는 이미 작년 말 의원 세비(歲費)를 5.1%나 올렸다.
지난해에는 월 120만원에 이른 65세 이상 전직 의원들에 대한 지원금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국회의원들로서는 지금 받을 것과 나중에 의원을 그만두고 받을 것을 모두 챙긴 셈이다.
국회의원들이 평소에 국정(國政)을 이토록 자상하게 구석구석 살폈더라면 이들에게 주는 수당 몇푼 더 주는 걸 두고 시비(是非)걸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청목회(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로비사건으로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시작되자 곧바로 그 처벌근거가 되는 정치자금법을 개정해 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주자고 달려든 게 지금 우리 국회의 윤리수준이다.
민심(民心)에서 너무 멀어진 국회를 다시 국민 곁으로 되돌리기 위해서 ‘국회의원 주민소환제(recall)’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
국민에게 심각한 배신감을 안겨준 국회의원이라면, 그를 뽑아준 국민이 자격을 박탈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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