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명령 겉돈다

사회봉사명령제도(社會奉仕命令制度)가 인력, 예산부족, 프로그램 미흡,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당초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법원의 ‘사회봉사명령’이라야 고작 노인전문요양원 봉사, 쓰레기 수거 등 단순한 업무 보조에게 그치는 실정이며, 대상자들이 봉사명령 자체를 우습게 여기기 때문에 형식에 그치는 실정이다. 사회봉사명령은 죄질이 경미하거나 집행유예(執行猶豫) 또는 가석방으로 풀려나는 범죄인(犯罪人)에 대해 일정기간 무보수로 봉사활동에 종사토록 하는 형벌(刑罰)의 일종이다. 이 제도는 범죄인에게 노력 봉사를 통한 속죄(贖罪)의 기회를 부여할 뿐 아니라 사회 복귀를 앞당기고 재범(再犯)을 방지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한 영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에서는 높은 교정효과를 인정받고 있는데 유독 우리 나라에서만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먼저 대상자들이 사회봉사명령을 형벌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지켜도 그만, 지키지 않아도 그만인 명령(命令)을 누가 애써 지키려 하겠는가. 형벌이 아닌 귀찮은 일로 여기지 못하게 철저한 법(法) 집행과 관리․감독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사회적 인식과 당국의 의지 없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사회봉사명령제도의 제도개선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