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출판 하멜표류기 강진에 입성

- 1939년 국내 번역서 강진하멜기념관에 전시 -

지난해 12월에 개관된 강진하멜기념관에 자료기증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1939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번역 출판된 하멜보고서(하멜표류기)가 기증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 강진군은 강원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신동규 교수가 소장하고 있던 1939년 ‘박문서관’이 발행한 하멜보고서 초판본 등 7권의 하멜관련 도서가 최근 기증되었다고 밝혔다.

1939년 초판본은 역사학자인 두계 이병도박사(1896~1989)가 1936년 번역하여 하멜표류기라는 제목으로 ‘진단학보’에 발표했던 것을 묶어 출판한 것으로 자료 이상의 의의가 있다.

하멜표류기가 국내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17년 재미교포잡지인 ‘태평양’에 연재된 것을 육당 최남선이 발견, ‘청춘’잡지에 전재한 것이 시초이며 책자로 만들어지기는 이병도박사의 이 작품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에 기증된 강원대 신동규교수의 도서 중 1953년 ‘일조각’에서 출판된 하멜표류기는 이병도박사의 하멜에 대한 치밀한 고증과 함께 영역본, 프랑스어본이 포함되어 있어 국역판 하멜보고서의 표본으로 간주되는 중요한 자료로 알려졌다.

도서를 기증한 신동규교수는 “국제관계사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혼자 보는 것보다 국내 유일의 하멜 전문기관인 강진하멜기념관에 기증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되어 기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 강진군은 이번 기증도서를 오는 4월부터 하멜기념관에 전시할 계획인데, 기념관을 찾는 방문 관람객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진 강진군 학예연구사는 “기증자료들은 국내에 소개된 하멜보고서 출판역사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할뿐만 아니라 1939년 판본, 1946년 판본, 1953년 판본은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는 귀중본이어서 서지학적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강진군 안영진 관광개발팀장은 “이태호 명지대박물관장의 청화백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아시아 고지도에 이어 이번 강원대 신동규교수의 기증으로 전시유물이 더욱 풍성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강진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사진설명 :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 신동규교수가 최근 강진군에 기증한 1939년 하멜 표류기 초판본 등 책자사진.

□하멜보고서 :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서기였던 핸드릭 하멜이 조선에 억류되었다가 13년 만에 극적으로 탈출하여 본국으로 돌아가 억류기간 임금청구를 위해 쓴 보고서.

□하멜표류기 : 이병도박사가 하멜보고서를 국역하여 국내 최초로 단행본으로 출판할 때 책 제목으로 사용하였다. 이후 하멜표류기가 하멜보고서보다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