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청자홍보관 참관기-
사계절 아름다운 강진
강진의 봄은 유혹이라 했다.
만물이 제 때깔 뽐내는 절기, 동백 이슬 머금은 오솔길 너머
백련사의 혜장을 만나러 가던 다산 정약용선생.
그 분 발자취 스민 다산초당을 찾아도 좋으리.
모란꽃 흐드러진 영랑 시인의 생가, 그 유혹도 떨칠 수 없다.
그 봄에 이어 강진의 여름은 기쁨이라 했으니
고랑고랑 푸른 물결 일렁이는 차밭, 탐진강 눈부신 은어떼 싱그러운 절기
이 시구 절로 읊어진다.
숲향기 숨길을 가로 막았소
발끝에 구슬이 깨이어지고
달 따라 들길을 걸어다니다
하룻밤 여름을 새워버렸소
영랑 김윤식-숲향기 숨길을 가로막았소 全文-
병영성 네델란드식 돌담길이, 무위사 극락보전의 풍경소리가 시간이 만드는 보석이라는 강진의 가을을 탱글탱글 영글게 한다. 우물가 감나무 이파리엔 누이야, 오메, 오메 단풍 들것이고.
마량만 갈대밭, 마량포구의 바다낚시를 즐기는 강진의 겨울은 설렘 그 자체라 했다. 당장 쨍 소리 내며 깨트려질 것 같은 청도기빛 하늘과 그 닮은 강진의 바다다. 이렇듯 강진에선 1분 1초가 온전히 내 것이 된다. 이 청아한 대기 속에서 내 오직 한 번 더 숨쉬고 오직 한 번 더 뒤로 다정한 눈길을 보내리라.
‘소감이 뭐 있나요. 강진, 그저 좋습니다. 잔치 마당에 걸맞게 우선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기분을 좋게 합니다.’
청자축제장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이구동성 이곳이 이렇게 대단한 곳인지 미처 몰랐다며 경탄을 터트린다. 길 잃은 어느 이 한참을 걷다가 도달했다는 복숭화꽃 흐드러진 숲길인양 기름진 논과 밭, 아름다운 물가, 닭 짖고 개 짖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풍요로운 마을, 인심은 어떠한가. 친절한 마음씨, 빼어난 음식 솜씨를 지닌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이상향의 다른 이름이 강진이리라. 남귤북지(南橘北枳), 북쪽에선 탱자 밖에 되지 않을 과실이 햇살 바른 남녘인 이곳에선 단물 흐르는 귤이 된다더니! 만물에 생생한 촉기 흐르는 곳, 촉기란 ‘생기 있고 재치 있는 기상’을 이르는 말로 강진 특유의 기름지고 싱싱한 기운을 표현한 말이다.
강진의 사계를 담은 홍보관 영상에선 까마득히 잊었던 초심을 다잡아 진정한 나를 해후하게 하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도 좋은 남녘 일 번지, 강진 벌의 면면이 영상 가득 펼쳐진다.(김현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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