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이미 피해 속출 ··· 잦은 비 일조량 부족
“올해 같은 해 첨 봤네” 추석이 낼 모레인데 농민 한숨소리
완도기상대에 따르면 7월은 일사량이 지난 해 515.7MJ/㎡, 올해는 577.5MJ/㎡으로 별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8월은 작년 555.8MJ/㎡, 올해는 353.8MJ/㎡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일조량 역시 작년 161.3시간, 올해는 8월20일 현재 67.9시간으로 나타났으며,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으나 흐린 날이 많았다고 말했다. 12일 완도기상대는 8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강수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농가들은 비상이 걸린 상태다.
벼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출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8월의 일조량이 지난 해에 비해 64%에 그치고 있다. 최근 야간기온의 급격한 변화로 18일부터 최저기온이 2~5도 정도 낮아져 등숙에 지장이 있을 것을 판단하고 있다.
한편 농가에서는 잦은 비에 일조량 부족으로 70% 정도 수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일찍 심은 벼가 7일 무이파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크게 입은 것으로 나타나 농민들을 울상 짓게 하고 있다. 게다가 이삭도열병, 흰잎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 세균성벼알마름병 등 세균성병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판단, 농민들은 비가 잠시 오지 않은 21일 일제히 병해충 총력방제체제에 돌입하는 모습이었다.
군동의 송기상씨는 “올 농사는 완전히 망쳤다”며 “이렇게 비가 잦은 해는 일찍이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과일류
추석까지 일조량이 가장 필요한 상태지만 흐린 날이 많아 과수농가들도 비상이다. 우선 무이파 태풍으로 인해 낙과 피해로 울상이다. 병영의 한 과수농가는 80%가 낙과되어 올 과수농사를 망쳤다고 한탄하고 있다. 도암의 한 배 농가는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으나 추석물량이 작년보다 17% 적어 안타깝다”며 “이른 배인 워낭이 8-9과 7.5kg에 5만원씩 공판장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봄에 일할 사람이 없어 경기도 사람까지 데려올 정도로 힘들었던 과수 농가가 태풍과 일조량 부족으로 수확이 제대로 되지 않자 일반 과수 농가들이 지난 해 절반 정도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농가는 “우리 농장의 경우 낙과가 적었지만 일조량 때문에 걱정이 크다”며 “우리보다 피해가 큰 과수농가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채소류
고추, 깨 수확이 비상이다. 군동의 한 농가는 2동의 하우스에 고추를 심었으나 태풍에 하우스 안으로 물이 차 수확의 절반을 잃었다. 또한 태풍으로 인해 고추가 넘어지는 바람에 가지가 찢어지고 물에 잠기고 썩고 해서 수확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이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천 평 깨농사를 지은 군동의 김근수씨는 “깨가 쓰러지는 바람에 작년보다 삼분의 일이 줄었다”며 “해년마다 깨 농사에 올인을 하고 있는데 올 농사는 형편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더욱이 고추는 따내도 기계만으로 말릴 수밖에 없어 햇볕을 전혀 쬐지 않는 경우 고추 고유의 맛을 잃게 돼 농가들은 이래저래 걱정이 태산이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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