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전남의학 발전 위해 써 주시오”

고(故) 강진읍교회 박성자(74) 권사의 아름다운 유언

지난 14일 오전 10시. 강진읍 중앙장례식장에서 올리는 장례예배는 그 의미가 각별했다. 고인인 박성자 강진읍교회 권사가 운명 전에 자신의 시신을 전남대 의대에 기증을 했기 때문이었다.

고 박성자 권사는 윤현욱 군동 계산교회 목사의 집례로 장례예배를 치룬 후, 납골당이나 장지로 가지 않고 곧장 전남대 의대로 옮겨졌다. 2년 반 동안 의대생들의 실습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몸을 기증해야겠다고 결정한 것은 고 박성자 권사였다. 아들인 조훤범(53)씨는 “어머니께서 스스로 결정하고 물어왔을 때 솔직히 힘들었다”며 “셋이나 되는 동생들의 동의를 얻고 나서 최종적으로 모친의 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하려고 했으나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결정하면서 새삼스레 신앙적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례식을 마칠 때까지 시신은 영하 2도에서 보관되었다가 곧장 전남대 의대로 옮겨졌는데, 앞으로 2년 반 후에 화장을 할 수 있다.

아들인 조훤범씨는 “어머니의 아름다운 생각대로 전남의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고, 계산교회 윤 목사는 “장기 기증은 많아졌지만 시신 기증은 거의 없는 상태여서 과거에는 1년이었으나 최근에는 2년 이상으로 기증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하면서 “이같은 일을 결정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를 지켜본 김용호 전 의원은 “친구 모친의 고귀한 정신은 우리들에게 뭔가 강한 가르침과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