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타임캡슐 월남사지(月南寺址) 속살 드러내다

800년 세월 뛰어넘은 고려시대 유물 ‘중요자료’ 평가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 832번지 일원에 소재한 월남사지(月南寺址). 고려시대 진각국사(眞覺國師)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월남사 터가 월남사지이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25호인 월남사지에는 보물 298호인 삼층석탑이 있고, 보물 313호인 진각국사비가 천년 가까운 세월 동안 묵묵히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월남사지 시굴조사가 지난 해 말부터 올 1월까지 한 달 동안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에 의해 이뤄졌다. 월남사지의 정비복원 기초자료 확보와 정확한 사역(寺域)의 성격파악을 위한 이번 시굴작업에서 유물과 유구가 다량 출토되었다. 출토유물은 기와와 도자기가 대부분으로 기와류는 고려시대에 제작되었음이 확인되었고, 유구는 12~13세기에 중점적으로 축조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귀목문(鬼目文) 수막새와 연화문 암막새의 존재는 당시 건물의 위용을 말해주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는데, 그동안 정식학술조사는 1994년 목포대학교박물관의 지표조사가 전부였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0長趙」와 「崔日尙」,「수미(須彌, 불교에서 말하는 산」, 「京」이 쓰여진 명문기와편의 확인으로 추후 건물지 성격은 물론 운영주체, 지역 성씨 생활 파악에도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민족문화유산연구원측은 “고려시대부터 조선까지 폭넓게 유물확인이 된 자기류는 고려시대 청자가 주를 이루는데, 12~13세기의 완(碗)과 접시, 잔, 병, 향로, 의자, 베개 등 다양하고 많은 량의 출토가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또 “도철문(饕餮文) 사각향로와 팔각향로는 의례용이며 의자와 베개 등 특수기종과 건물벽면 장식용으로 보이는 청자도판은 출토사례가 드물고 모두 고급품이기 때문에 강진 월남사지의 권위와 청자문화를 짐작케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송대의 흑자완(黑瓷碗)이 확인된 것은 당시 무인정권을 기반으로한 월남사지의 사세(寺勢)와 함께 차 문화의 일면을 살필 수 있는 중요자료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윤순학 강진군 문화관광팀장은 “그동안 문헌으로만 알려졌던 강진 월남사의 역사 등을 이번 시굴조사에서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어 다행스러운 일다”며 “사역범위와 가람배치 등의 정확한 파악을 위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금년 하반기부터 전면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