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平生 살아온 이야기

졸수(卒壽) 연세에 자서전 펴낸 최일상 옹

아름다운 가족애가 ‘물씬’

장조카 용타 큰스님 참석, 축하하기도

4월 7일 강진읍 봉덕회관에서는 조촐한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주인공은 올해로 아흔 살이신 봉덕마을의 최일상 옹이었다.

최일상 옹은 ‘一平生 살아온 이야기 최일상 자서전’이란 책을 펴냈는데, 자녀들과 일가친척 등 대소가와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기념식에서 행복마을 이사장인 용타 큰스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용타 큰스님은 최일상 옹의 장조카로 진행 총괄을 맡았고, 표지그림은 우산 최현철님이 맡았다. 용타 큰스님은 여는 말씀으로 “숙부님께서는 펜글씨로 또박또박 쓰셨다”며 “돌아가시기 전에 책이 나오게 되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너무 정정하시다”고 말했다. 용타 큰스님은 이어 “대동아 전쟁 때 아버님이 집안의 종손이므로 내가 대신 징용에 가겠다고 일본으로 건너간 분이 숙부님이시다”며 “폭탄이 떨어지고 아수라장이 될 때마다 우리 형님 대신 내가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하고 사무친 분이 또한 숙부님으로서 훗날 아버님께서는 문득문득 이 부분을 이야기하시면서 눈물로 감사하시곤 했다”고 밝혔다.

또 “숙부님의 자서전은 한 사람의 진한 인생의 삶을 말한 것으로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외손녀가 꽃다발을 안겨주고, 약력소개와 가족소개에 이어 윤기현 군의회부의장의 축사가 있었다. 2남 최남기(강진농업기술센터) 씨는 인사말에서 “사촌형제들이 이 자리를 만들었고, 책을 출판하기까지 용타 큰스님께서 애써 주신 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용타 큰스님은 책의 후기 ‘우리 숙부님’이란 글에서 “아버님은 숙부님의 인품을 항상 가상히 여기신 나머지 성균관에 숙부님의 덕행을 찬탄하는 글을 올렸고, 성균관에서는 이를 인정하는 교지를 내려 보냈다. 아버님은 성균관 교지를 바탕으로 숙부님의 덕행비(德行碑)를 세우고자 애쓰다가 타계하셨다. 몇 년 후, 우리 형제자매들이 이루지 못하신 아버님의 뜻을 살려 덕행비를 세우고자 일을 추진하였다. 이를 아신 숙부님은 덕행에 있어서야 내가 형님을 따를 수 있겠느냐? 하시면서 덕행비를 세울 양이면 형님과 함께 묶어 효우덕행비를 세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셨다. 숙부님의 말씀을 받들어 마을 앞에 효우덕행비(孝友德行碑)를 세우고 강진군 잔치를 베풀어 그 덕행을 기리었다”고 적고 있다. 최일상 옹의 자서전은 90여 쪽의 책이지만 한 가족사의 애환과 형제애, 대소가의 아름다운 혈족애가 물씬 담겨져 있는 책이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