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습니다.
강진군 군동면 호계리에 사는 박시형(45)씨는 1급 장애자이다. 박씨는 불행하게도 후천적 장애를 입고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토목공학과 3학년 재학 중 뇌염을 앓고 그 후유증으로 하반신마비라는 장애자가 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하면 토목 앤지니어가 되리라는 꿈을 갖고 있었던 박씨는 자신이 하반신 장애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대학 3학년 2학기를 중퇴해야만 하는 현실이 닥쳤다. 이어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이었다. 부모님의 손을 빌지 않고서는 기본적인 생활조차 안 되었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으면서 장남인 박씨의 재활에 모든 뒷바라지를 다하였다. 박씨는 부모님의 노력으로 하반신마비지만 휠체어를 혼자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며 장애인용 차량을 이용해서 이동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재활노력으로 정신적으로도 건강을 되찾았다. 그러나 아픔은 어머니에게로 들이닥쳤다. 마음의 병이 몸으로 이어졌을까. 어머니는 대장암에 이어 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은 어머니는 병중에도 오로지 큰 아들의 앞길만을 걱정했다. 다행히 박씨는 2006년 1월2일부터 2007년 12월 31일까지 강진군청 민원실에서 계약직으로 보조업무를 할 수 있었다. 박씨는 그 기회가 무엇보다도 부모님께 마음의 짐을 당분간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특별조치법이라는 계약직은 2년간의 근무로 종료되었고 2008년 6월에 다시 재계약을 하겠다는 말만 믿고 기다려왔다. 6월이 되었다. 박씨는 6월이 되기만을 학수고대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아무 소식이 없다고 한다. 최근 비정규직 감축이니 기간제 공무원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는다는 대답만 들려온다. 박씨는 장애를 딛고 자동차2종 보통면허취득을 했으며, 먼 거리를 다니며 정보검색사 2급자격, 워드프로세서 2급자격, 공인 한자1급자격, 한자 한문지도사 2급자격, 컴퓨터활용 3급자격을 취득하였다. 부모님은 장남의 앞날을 걱정해서 강진에 24평 아파트와 장애인용 차량을 구입해 주었고, 밭 1000평을 박씨 앞으로 해주었다. 그래서 1급장애자인 박씨는 장애수당도 받지 못한다. 재산이 있다는 이유이다. 그러나 70세가 넘은 부모님에게 언제까지 용돈을 타 쓰며 살아야 되는지 박씨는 앞날이 캄캄하다. 박씨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떳떳하게 일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2년간의 사무보조 계약직이었지만 생애에서 최고로 기쁜 나날이었다고 말하는 박씨는 다시 일하고 싶다고 간절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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