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름다운 ‘결혼이야기’
8월 25일 오후 5시 성전면 월남리 월출산 기슭 ‘허브정원’에서 아주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 200여 명의 하객이 모인 가운데 열린 결혼식 주인공은 허브정원의 주인인 신부 김하나씨와 신랑 이정옥 목공예가였다. 두 사람은 올해 나이가 54살이어서 재혼이었지만 어떤 결혼식보다도 아름답게 식을 올렸다.
신랑이 신부에게 반무릎을 꿇고 꽃다발을 건네는 것으로 시작된 결혼식은 서로 다짐과 각오의 내용으로 된 시를 낭송하며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상대방을 서로 돕고 격려하며 서로에게 빛이 되도록 하자”며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약속을 들을 것이다”는 내용이었는데, 하객들은 그 장면을 보고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김하나씨는 이날 인사말에서 “어제까지 비가 내려 마음을 비웠는데, 맑은 날씨가 축복해주는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며 “힘든 일 마다않고 항상 채워가며 살겠다”고 말했다. 이정옥씨는 “태어난 곳도 월남이었는데, 사는 곳도 월남이 되었다”며 “여러분에게 보답하는 마음과 누가 되지 않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이날 명인방 임상수 대표는 “두 분을 위해 서울에서 음향기기를 가져와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며 “베토벤의 운명처럼 두 분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고 평하고 “중년 노년의 결혼식은 하나의 작품이다”고 말했다. 하객들 모두 촛불을 들고 축하를 하는 가운데 ‘사랑으로’ 노래가 잔잔하게 ‘허브정원’을 채웠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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