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들어가는 배 우수수··· 논은 물에 차고 해안도로 유실되고

과수농가에 깊은 시름 안겨준 ‘볼라벤’

재해보험 가입하지 않아 더 큰 피해

태풍 ‘볼라벤’은 과수농가에도 직격탄을 날려 깊은 시름을 안겨주었다. 이제 막 맛이 들기 시작하는 배는 7-80%가 떨어지고 말았는데, 농가 대부분이 재해보험을 들지 않아 그 피해는 엄청나다.

도암의 한 농가는 “전기까지 끊겨 불편도 하지만 떨어진 배를 보고 있자니 속이 터진다”며 “그래도 우리는 60% 정도 떨어져 그나마 다른 농가에 비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평소 태풍이 온다 해도 20% 정도 낙과하기 때문에 재해보험에 들지 않았다는 그 농가는 “보험에 들려고 해도 약 100만 원 이상 되기 때문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보험에 들어도 20%를 제하고 30%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평소 태풍피해에 비긴다면 별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올해는 60% 이상 낙과가 되어 올처럼 무서운 태풍은 처음 본다”고 울상을 지었다.

참혹하게 붕괴 되어버린 베이스볼파크 실내야구연습장

‘볼라벤’의 위력은 베이스볼파크 야구연습장도 덮쳤다. 28일 실내야구연습장 2동이 붕괴되고 말았는데, 그나마 한 동은 철골구조가 그대로 살아남아 재건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야구장 그물망 기둥이 다 넘어져 우수창 베이스볼파크 대표는 “8~9억 정도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말했다. 29일 강진군의회 윤재공 의장과 김남수의원, 윤희숙의원 등은 의사과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함께 베이스볼파크를 방문하고 위로하면서 “강진에 와서 고생이 많다”며 “좋은 일이 자주 생겨야 하는데, 태풍피해를 입게 되어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복 종패 양식장 ‘반토막’ 이상 날아가

새우양식업은 전멸

전기 40시간 만에 복구 피해 늘어

강진에는 전복 종패업 5곳이 마량 신마에 운집되어 있다. 그러나 40시간 전기가 끊긴 바람에 반토막 이상이 날아가고 말았다. 해양수산 배종성(40)씨에 따르면 “28일 새벽에 고금도 지역은 전기공급을 받았다”며 “종패업 5곳만 40시간만에 전기가 공급되어 반토막 이상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20시간 안에 전기가 공급되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전복은 바로 표가 나지 않지만 전복 상태가 좋을 경우 셀타를 깔아놓으면 모두 그 밑으로 다 들어가는데 정전이 되어서 다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40시간이 지나면 바로 물을 넣어줄 수가 없는데 그것은 물을 걸러줘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며 “10~15일간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므로 청소를 하면 죽은 것이 엄청 나올 것 같다”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결국 액화산소를 물과 함께 공급해 줘야 하는데 전기가 끊겨 공급을 해주지 못한 것이다. 자가발전의 경우 100마력 모터로 발전시키되 발전기 300키로가 있어야 하는데 고가이기 때문에 갖추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였다.

종패업자들은 한전지점을 찾아가 항의를 하는 등 조속한 복구를 요구해 전기복구는 29일 11시 경이 이뤄졌다.

한편 종패양식장 옆 새우양식장(대표 김용관)은 새우가 전기공급이 끊겨 전멸되고 말았다.

베이스볼파크 앞 도로 붕괴

28일 베이스볼파크 앞 만덕산 방조제 돌붙임이 400m 붕괴됐다. 강한 바람과 함께 높은 파도는 다시 한 번 ‘볼라벤’의 위력을 실감케 했는데, 시급히 보수하지 않으면 도로까지 유실될 수도 있다.

한편 만덕방조제는 수 십 개의 가로등이 부러지고 나무가 무더기로 쓰러졌다. 29일 보수작업을 하는 작업원의 손길이 바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