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초고령화 시대
강진군 군동면 장산리 대곡마을
박막례(90살)
“내 기운 쪽 빼서 자네 줌세.”
“사람이 어찌고 기운을 빼서 준 돨?”
남편은 어느 날 자신의 기운을 쪽 빼서 주겠다고 말했다. 말끝에 알고 보니 남편은 그날 자신이 끌고 다니던 오토바이가 자신을 끌고 가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자신의 기운이 그 만큼 빠졌다는 것을 안 것일까. 그 남은 기운을 이제 박할머니에게 주겠다는 말이었다.
박할머니는 열아홉에 군동면 평리로 시집갔다. 남편은 세살 위였다. 얼마의 전답과 방앗간을 하고 있었기에 먹고사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평리에서 십여 년을 살다가 다시 친정 동네로 이사를 왔다. 이유는 친정동네인 대곡마을이 농사가 좋다고 해서였다. 남편이 소방서 대장까지 했기에 박할머니는 집안일을 잘 꾸려가는 일에만 마음을 쓰면 되었다.
“내 애간장을 누가 알아 준다요? 바람피다가 뻗치고 각시데고 어디로 가서 살고······.”
어느 날 남편은 장흥 어느 식당에 있던 여자를 데리고 왔다. 그 여자에게는 어린 두 남매가 있었고 남편도 있던 여자였다. 그런 여자를 데리고 와서 이웃집에 살림을 차리고 한 가족처럼 지냈다.
“여자가 이삐고 야뭅디다. 옆에서 살면서 성님 성님한께 동서지간보다도 좋고 미운 맘이 없어집디다. 내가 멍충허고 속아지가 없어서 그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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