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숨은 의인의 남미륵사 법흥스님
군동면 풍동리에 자리한 남미륵사 법흥 스님은 지난 2일 전남도청 월례회에서 박준영 도지사로부터 숨은 의인의 표창을 받았다. 박 지사는 시상식 자리에서 법흥 스님에게 합장을 한 후 시상을 했는데, 아마도 남미륵사를 방문한 적이 있어 이미 법흥 스님의 대작불사를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법흥 스님은 강진군민의 상도 수상한 바 있고 본사에서 시상한 다산목민봉사대상도 수상한 바 있어 숨은 의인에 선정된 표창의 경중을 떠나 다시 한 번 법흥 스님의 끝없는 보시(布施)에 온 군민과 함께 큰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있다.
육바라밀, 십바라밀, 사섭법(四攝法) 등의 제1 덕목은 보시이다. 그러나 남에게 베푸는 일은 이 세상 어떤 일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아귀다툼을 해가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중생들의 탐욕에 생각할 때 보시는 종교적 차원을 떠나서도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할 이상향이기도 하다.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으로 불법을 펴온 법흥 스님은 남미륵사를 창건한 후 대작불사에 온 정성을 다해 왔다. 33관음보살을 모신 관음전과 2만3천불을 모신 만불전은 최근의 불사였다. 그리고 요 두어 달 전부터는 엄청난 규모의 연방죽을 만들고 그곳을 쉼터로 만들기 위해 몸소 수 천 그루의 철쭉을 옮기는 등 불사에 힘을 썼다. 이는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 법을 배우고 부처님의 가피를 받게 하려는 뜻도 담겨져 있지만,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통해 지역경제를 회생시키려는 깊은 뜻도 담겨져 있다. 불법을 펼쳐나가는 동시에 덤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대작불사만으로도 엄청난 일일진대 법흥 스님은 지금까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보시를 실천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으로 보살의 도를 이뤄나가는 법흥 스님은 특히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커서 진정한 보리심이 돋보인다고 하겠다.
올해도 법흥 스님은 산사음악회 때 1천만 원의 장학기금을 기꺼이 내놓아 그동안 7천만 원이 넘는 장학기금을 쾌척했다. 2006년부터 법흥 스님은 다문화가정과 저소득층에게 쌀 2.000포와 김장김치 500박스, 이불 50채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어렵고 힘든 노인들을 사찰 내에서 봉양하고 있고, 진학이 어려운 학생들을 돌봐왔다. 이는 사찰의 불사와 운영에 비추어볼 때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지만, 법흥 스님의 보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어둠이 차츰 걷혀지는 느낌이다.
법흥 스님은 “지금의 보시가 문제가 아니라 오갈 데 없는 독거노인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해오고 있어 어디까지 그 분의 끝없는 보시행보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지난 2일 숨은 의인으로 표창을 받은 법흥 스님께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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