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고속열차를 타고’

전석홍 전 전남도지사 시집발간

(사)영랑기념사업회 고문으로 강진과 인연이 깊은 전석홍 전 전남도지사가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 시집을 ‘시와 시학사’에서 발간했다.

전석홍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시를 써 갈수록 시집을 펴내는 일이 망설여진다”며 “내 시를 내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 과연 세상바람을 쏘여도 괜찮은 것인지 자성해 본다”고 고백했다, 전 시인은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고 했듯이 하고자 하는 일에 미치지 않으면 이를 수 없다는 따끔한 가르침이 나의 시 쓰기에 큰 울림을 다가온다”고 말했다.

‘시간 고속열차를 타고’는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75편의 시를 실었다. 전 시인은 강진 칠량면에 있는 숲 초당림을 보고 ‘초당림 나무바다에서’란 시도 발표했다. 울창한 숲 하늘을 뒤덮는다/ 맨손으로 의지의 삽날 다시 세워/ 민둥산 덩이덩이 숨길 막히는 돌산에/ 숨구멍을 뚫어 새 숨결 불어넣었네// 천 헥타르의 비탈바지 산골마다/ 오백만 그루 생명의 숨결 쭉쭉 뻗쳐오르는/ 백합나무 편백 삼나무 테다소나무/ 반백의 나이테들 깊어 가면서/ 푸른 하늘 향해 초록 깃발 연신 흔들어댄다//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벋어 나가는/ 백리 숲길 사색의 오솔길에/ 푸른 그늘 드리워 내 발길 적시어 주네// 가고파라, 고요바다 물결치는 초당림 숲 속/ 먼 길 지고 온 세속의 티끌 짐 다 부려 버리고/ 맑은 숲의 호수에 내 영혼 잠겨 보리라.

강진의 초당림은 그야말로 울울창창 나무가 우거졌다. 비록 지난 여름 태풍에 많은 나무가 부러지고 넘어지긴 했으나 한 번 찾아가 본 초당림 그 울창한 숲을 시인은 잊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영암, 나주 등 향토성 짙은 작품도 많아 시인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못내 잊지 못하는 시심을 느끼게 하고 있다.

전 시인은 서울대 문리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전남도지사를 역임했고, 그 후 영랑기념사업회와 밀접한 인연을 맺어왔다. 시집으로는 이번이 네 번째이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