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만햇발
실크로드를 다녀와서1.
장 여옥
수필가
조선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실크로드를 향하다.
6월2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여행길에 올랐다.
이륙을 서서히 준비하는 기내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탈냉전 후 아시아와 유럽인들에게 실크로드는 ‘꿈의 실크로드’요, ‘철(鐵)의 실크로도’로 다가왔음을 기억하였다. 유라시아대륙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는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만주횡단철도(TMR)등을 하나로 묶는 초대형 철도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9월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공사를 착수하면서 꿈의 실크로드를 진입하려 하였다. 그리고 2002년 8월에는 핵심 당사자인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반도 종단철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연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함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끌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실크로도(비단길)는 육상 또는 해상을 통한 근대이전의 동서교역로를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동(東), 서(西)라 함은 중국과 유럽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실크로드라는 언어의 기원 자체가 중국의 비단이 로마제국으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크로드는 역사를 통해서 더 다양한 교역 품들을 전달하는 통로로 확대되었고, 더 나아가 문화가 유통되는 통로이기도 했다.
실크로드는 단순히 동서를 잇는 횡단 축만이 아니라, 남북의 여러 통로를 포함하는 사통팔달한 교통로이며 거대한 그물망처럼 이루어져있다. 실크로드는 3대 간선과 5대 지선을 비롯해 수만 갈래의 길로 구성되어 있다. 3대 간선으로는 초원길, 바닷길, 오아시스길이 있다. 초원길은 중국 한나라 이전의 문명 교류의 주요 통로로 사용되었던 길이며, 유라시아 북방 초원 지대를 동서로 횡단하는 길이다. 바닷길은 기원후 후한이 서아시아와 교류에 관심을 나타냈고, 전성기에 접어든 로마제국이 남해로를 통한 교역에 적극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인도로 반출된 비단이 인도서해안으로부터 해로로 로마에 운송되기도 하였던 길이다.
마지막으로 오아시스 길은 우리일행이 여행하고자 하는 길이다. 이 길은 중앙아시아의 건조(사막)지대와 반사막지대의 오아시스를 연결하여 동서로 뻗은 길을 말한다. 실크로드 중에서 가장 심장부에 위치한 오아시스 길은 역할 수행에 있어서도 가장 핵심적이다. 역사시대 전에는 초원로가 많이 이용되었으나 이후에는 오아시스길이 동서 교류의 주요통로로 사용되었다. 기원전 6세기부터 서아시아 지대에는 이미 상당히 발달된 교통로가 만들어졌으나, 파미르 고원이 장애가 되어 완성되지 못하다가 기원전 138 ~ 126년 후한의 장건(張騫, ~ B.C 114)이 파미르 고원을 지나 대월지에 이르는 길을 개척함으로써 오아시스길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2100여 년 전에 만들어졌던 그 길을 오늘 내가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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