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돼지값 폭락 “팔수록 손해”
생산비도 안 되는 가격에 농가는 울상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
돼지값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양돈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더구나 산지 돼지값의 경우 생산비도 안 되는 가격으로 떨어지면서 농가마다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강진군 신전면에서 돼지 1000마리를 사육하는 곽 모씨는 “1월26일 돼지 한 마리 당 거래가격이 이십만 원 아래로 하락하여, 생산비에도 훨씬 못 미치는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이제는 폭락세로 가고 있다”며 양돈농가의 현실을 토로했다. 또, 이 모씨의 경우 “매달 들어가는 사료비가 4억 원인데, 곡물값 인상으로 내년에는 사료값이 더 오를 전망이어서 앞으로 빚을 지면서 돼지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 모씨의 경우 가정용으로 사육하기 때문에 1,000마리에 불과하지만, 강진 내 양돈농가 대부분은 2,000~3,000마리를 사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초 45만원까지 했었던 돼지값은 40만 원대를 유지했으나, 작년 추석이후 계속적으로 하락을 하여 올해 들어 200,000원대 급락세로 가고 있다는 생산자들의 말이다. 이러한 돼지값 하락은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시세가 되고 있어 양돈농가에서는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 2011년 1월 5천843원에서 2012년 1월 4천658원, 올해 1월 3천24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2012년 기준 돼지고기 1㎏ 생산비 3천976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양돈 농가에서는 돼지 한 마리(110㎏기준)를 팔 때마다 10만 원 가량의 손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돼지거래가격이 마리당 350,000원 정도가 되어야 현상유지가 되는 산지 양돈농가에서는 계속적으로 하락하는 돼지값에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정육점에서는 산지에서 돼지값이 하락했다 하더라도 유통과정에서는 항상 약간의 가격변동뿐 큰 차이가 없다는 대답이다. 이러한 현상은 돼지값이 약간 차이가 난다고 해도 육가공협회 등에서 쉽게 가격변동을 못하기 때문이고, 음식점의 경우도 돼지고기 값을 내린 곳은 보이지 않는다. 강진읍 모 음식점의 경우 실제로“가격이 조금 떨어졌다고 해서 고기값을 당장 내릴 수 있겠냐”는 반문이다. 오히려 상추나 마늘 등 채소류와 기타 부재료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돼지고기값을 내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따라 대한양돈협회 강진군지회(회장 정진빈)는 군수와의 간담회를 갖은 바 있고, 1월 28일 회원 회의를 열어 돼지값의 지속적인 폭락에 따른 대책 준비에 들어갔다.
양돈협회 한 회원은 “돼지값이 떨어지면, 판매장이나 음식점 등에서도 가격이 동시에 내려야 하지만, 유통단계에서 고기값은 떨어지지 않고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며“돼지값이 안정될 수 있는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같이 돼지값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자, 대한한돈협회(회장 이병모)는 돼지 가격 추가하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하는 모습이다. 또 한돈협회는 지난 16일 aT센터에서 ‘돼지 가격안정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도매시장 돼지고기 수매 확대요청 등 가격 안정 대응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여서 양돈농가에서는 돼지값의 폭락을 막을 수 있는 국가적 대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현실이다.(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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