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없고 강진에만 있는 회춘탕”

박균조 강진군 부군수

'시골부군수의 음식이야기‘ 출판기념회

박균조 강진군 부군수는 13일 오후 5시 강진아트홀 소공연장에서 500여 명의 축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시골부군수의 음식이야기’ 출판기념회를 성대히 가졌다. 최근 박부군수는 ‘싱겁게 먹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시골부군수의 음식이야기’를 출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담양 출신인 박 부군수는 책의 첫째 장에서 강진의 회춘탕을 설명했는데,처음부터 독자를 끌어당기는 내공과 필력이 엿보여 페이지를 넘기는 쏠쏠한 재미가 담겨 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장수비결에 ‘동녀동침(童女同寢)’ 또는 ‘웃방아기’가 있다. 이 말은 젊은 처녀를 품에 안으면 회춘한다는 속설에 따라 늙은 아버지를 회춘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도라는 말이다. 「소녀경」과 같은 중국의 성 고전을 잘못 해석해 생겨난 ‘어린 소녀와 관계를 가지면 회춘한다’는 믿음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회춘을 하려거든 ‘이칠이전 소음동침(14세 이전의 초경이 있기 전 애송이와 동침하여 양기를 마시는 것), 적기훈증 최위유익(어린 소녀의 몸에 배어 있는 기를 받으면 그보다 좋은 약이 없다)라고 하였다. 선조들은 어린 소녀의 몸에 서린 묘약을 받고자 섹스가 배제된 소녀와 동침을 하는 관습이 있었다. 이를 웃방 동침이라고도 한다.

구약성서「열왕기」에는 다윗 왕이 쇠약해져 왕의 품에 누워 따뜻하게 해 주고 기력을 돋워 줄 어린 처녀를 곁에 두게 했으나 슈나미티즘이라 성교가 배제된 동침이 기록되어 있다.

모두 어린 소녀들과 함께 생활하면 젊어질 수 있다는 감응적 처방이다. 어떤 문화권에서든 어린 소녀와의 동침으로 정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연계회춘론은 속설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속담에 ‘사내란 계집 앞에서는 나이를 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지만 회춘의 주된 목적은 정력 회복과 발기부전 치료다.

괴테는 70대 노령에도 불구하고 17세 소녀 뷔르리케와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빅토르 위고도 늙은 나이에 젊은 하녀의 육체를 탐했다. ‘좁은 문’의 앙드레 지드 역시 칠순에 애정행각을 펼쳤다.

지역마다 특화된 정력 음식이 있지만, 서울에는 없고 강진에만 있는 음식이 회춘탕이다. 회춘탕은 촌닭에 전복, 문어, 약초 등을 넣어 끓여내는 음식이다. 술안주를 겸해 먹는 이 음식은 몸에 좋다는 식재료가 다 들어가니 정력에도 좋을 것으로 여겨 강진 사람들이 즐겨 먹는다. 물론 재료간의 궁합도 잘 어울린다.

전복은 닭고기를 부드럽게 하는 식재료로 닭고기와 궁합이 잘 맞아 회춘탕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강진의 토속 음식이다. ‘동순천 서강진’이라는 말이 있다. 강진은 물산이 풍부하고 음식이 발달하여 지금도 한정식집이 많은 지역이다. 강진 마량항에서 열리는 토요음악회를 보고 강진의 명물 회춘탕을 먹어보길 권한다.

이렇듯 저자의 글은 강진의 회춘탕부터 시작하면서, 다시 2부에서 정다산의 기호식과 음식궁합에 대해 기술했다. 그리고 꽃게, 아욱국, 녹차, 개고기, 미역국낙지 등의 음식을 상세히 소개한 것 역시 강진음식이다. 저자는 어떤 지역보다 음식이 풍부한 지역이 강진임을 착안, 정다산과 연계해 음식의 맛을 풀어놓았다.

이 책에서는 별의별 음식과 장수식품, 영양가 100점 식재료 등 다양하게 소개해서 음식에 관한 한 이보다 더한 책은 드물 것이라는 확신이다. 단순히 각 지역의 음식만을 소개하는데 그치는 책들이 많은 반면, 이 책은 건강을 제일로 삼고 독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동서양을 넘나드는 저자의 지식을 묶어 기술했으므로 더욱 음식의 깊은 맛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