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여덟 분 국사의 백련결사 정신 복원하는
만덕산 백련사 八國師 다례문화제
향긋한 햇차가 나오는 따뜻한 봄철에 백련사에서는 4월 20일 오후 3시 팔국사(八國師) 다례제가 만경루에서 열렸다. 이날 동다송 독송으로 시작된 팔국사 다례제는, 고려 후기 고난의 시대에 원묘국사 백련결사운동을 태동시킨 원묘국사 요세스님을 비롯해 여덟 분 국사의 백련결사 정신과 그 지극한 신앙심을 복원하는 행사였다. 대흥사 회주 보선큰스님, 혜종스님, 고성사 범종스님, 옥련사 주지스님 등과 강진원 강진군수, 윤재공 군의회 의장, 박균조 부군수와 여러 군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8국사 다례제는 정성을 다해 만든 육법공양을 올리는 것으로 진행됐다. 원장현 선생의 대금소리와 송화자 선생의 가야금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지는 가운데 육법공양은 물론 지극한 신심으로 8국사께 맑은 차를 올리는 헌다례 의식을 가졌다.
갈등 씻어버리고 나보다도 이웃 먼저 생각
“올리는 차 한 잔으로 욕망의 갈등을 씻어 내리게”
백련사 八國師 다례제 육법공양과 헌다례
육법공양은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 여섯가지 공양물을 보처님께 올리는 의식이다. 해탈향(解脫香)은 계·정·혜 삼학의 향을 부처님께 올림으로서 궁극적으로 해탈을 성취하겠다는 의미이고 반야등(般若燈)은 무명의 어둠 속에서 길 잃은 중생들을 위해 지혜의 길을 밝혀 주는 의미이다. 만행화(萬行花)는 꽃이 인고의 세월을 통해 피어나듯 우리 중생들도 성취의 꽃을 피우기 위해 온갖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보리과(菩리果)는 수행과 공부는 곧 깨달음이라는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이다. 감로차(甘露茶)는 감로의 청정한 차가 윤회를 벗어난 해탈의 세계로 인도한다는 것이고, 선열미(禪悅米)는 부처님의 자비와 가르침이 중생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주듯이 농부들에게도 쌀은 기쁨과 환희를 주며 선열은 법낙(法樂)으로 불교를 믿으면서 일어나는 기쁨을 말한다.
이렇듯 육법공양과 헌다례를 통해 우리들의 욕망의 갈등을 끊어버리고 해탈의 세계로 나아간다는 이번 행사에서 대흥사 회주 보선 큰스님은 “선녀같은 보살님들과 백련사 여연 스님께서 팔국사를 모시고 차를 올리는 것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이다”며 “맑은 차 한 잔으로 갈등을 씻어버리고 깨끗하고 자비로워서 나보다도 이웃을 먼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백련사 주지 여연 큰스님은 인사말에서 “다례의식은 소통을 위한 행사이다”며 “기원정사가 생기기 전의 일로 부처님께서 집이 없고 여기저기 다닌 것은 땅이 없어서였는데, 막상 땅을 사려니까 땅주인은 땅을 황금으로 깔아라, 해서 법당 지을 땅만큼 황금으로 깔자 그냥 땅을 준 기록이 있다는 것은 자신의 지극한 정성을 의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연 큰스님은 이어 “중국에는 3개의 차나무가 있는데, 수령 1,700년 된 차나무와 2,500년 된 차나무, 3,200년 된 차나무를 일컫는 것으로 2,500년 된 차나무를 지난 번 보고 왔다”며 “우리도 차의 중요성을 하루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3년 전 500g 차 한 봉지를 1억 2천만 원을 주고 산 26세 청년의 졸부가 있었다”며 “왜 그리 비싸게 주고 샀는가에 대해 자주 까십에 나왔는데, 그 청년 왈 부처님께 공양을 드리기 위해 샀다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다”고 소개하고, 차의 고귀함을 역설했다.
이날 육법공양과 헌다례가 끝난 후 제5회째로 맞이하는 <꽃을 말하다>란 주제로 동백숲 음악회가 열렸다. 우리 국악과 재즈로 꾸며진 음악회는 백련사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원장현, 송화자 선생을 비롯해서 론브랜튼 재즈그룹,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이승미씨가 초청게스트로 나와서 백련사와 동백숲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국악과 재즈가 조화롭게 어우리는 음악회는 아쉽게도 우천관계로 만경루에서 진행됐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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